관계 악화 분석도 나와 … IPA "자체 재정 문제" 선그어
오는 25일 인천항 종사자가 한 자리에 모이는 체육대회가 개최 예정인 가운데, 인천항만공사(IPA)가 올해 대회 예산을 지난해 대비 크게 삭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항만업계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IPA는 예산 사정상 어쩔 수 없었고 '십시일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IPA와 항만업계가 각종 현안으로 충돌하고 있어 관계 악화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IPA, 인천항발전협의회, 항만업계에 따르면 IPA는 올해 '인천항만가족 한마음 체육대회' 예산을 3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체육대회는 매년 5월 중 인천해사고등학교에서 개최되는 인천항 최대 행사 중 하나다.
지난해 IPA가 체육대회에 지출한 예산은 총 5000만원이다.

IPA는 재정 사정상 예산을 투자하기 어렵고, 항만 종사자 모두가 참여하는 행사인데 IPA가 단독으로 전체 예산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설명한다.

최근 크루즈터미널 개장식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다보니 여력이 없다는 이유도 있다.

IPA 관계자는 "체육대회를 공동주최하는데 다른 기관과 항만업계가 십시일반 나눠 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라며 "영업이익도 하락해 많은 사업비가 축소된 상태"라고 말했다.

체육대회를 준비하는 인천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IPA가 재정이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수긍하는 중"이라며 "예산 삭감에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체육대회는 인천시장·정치권·해경·기업 관계자 등 1700여명이 모이는 행사라 인천항에서 상징성이 크다. 올해 13회째를 맞을 만큼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를 IPA와 항만업계의 '불편한 관계'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체육대회가 성대하게 개최된다. 최대 행사인데 예산을 삭감한 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국제여객부두 운영사 선정, 창고 물동량 인센티브 등 여러 현안에서 IPA와 업계가 충돌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IPA 관계자는 "오해이며 관계 악화와 상관없다. 자체 재정 여력에 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