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국 중서부취재본부 부장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김포도시철도 개통을 위한 영업시운전이 철도 운영사 노조의 파업 예고에도 예정대로 지난 10일 시작됐다.
회사 측과의 임단협 불발에 따라 92%의 조합원 찬성으로 쟁의를 의결했던 철도 노조는 하루 전 기자회견을 열고 시설물 유지와 관리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시작된 영업시운전은 철도 차량기지가 있는 구래동에서 김포공항까지 23.67㎞ 구간을 2량 1편성으로 오는 24일까지 2주간 하루 왕복 220회를 운행한 뒤, 25일부터 6월 23일까지 30일 동안에는 운행 회수를 440회로 늘려 운행한다.

총 45일 동안 실시되는 영업시운전은 첨두시간대와 준첨두, 비첨두 시간대에 맞춰 10개 정거장을 모두 정차하며 실제 운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에서부터 운영체계와 여객 편의시설 등을 점검하게 된다. 이 과정을 마치면 김포도시철도는 2017년 12월 시작된 주행검증 시험과 지난 3월 시작된 시험운행까지 전 구간에 걸쳐 정식 개통 전까지 2만여 회에 가까운 운행기록을 갖게 된다. 영업시운전을 문제없이 마치게 되면 김포도시철도는 철도안전관리체계 승인을 얻어 최초 도시철도 기본계획이 승인된 지 10년 만에 개통을 보게 된다.

김포도시철도는 한강신도시개발에 따른 광역교통계획으로 2012년 개통을 목표로 2009년 고가형으로 최초 기본계획이 승인됐다. 하지만 2010년 선거를 통해 지방정부가 바뀌면서 김포도시철도는 과거로 되돌아가 다시 원점에서 논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고가철이냐' , '지하철이냐', '경전철이냐', '중전철이냐'의 논쟁을 넘어 지하철 9호선 연장과 부족한 사업비 확보를 위한 민자 추진까지 더해지면서 소모적 논쟁만 거듭해 왔다.
2012년 총선에서도 이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면서 김포도시철도는 선출직 공직자들의 표 공략을 위한 환심성 공약의 단골 소재가 됐다.

하루 왕복 5000원이 넘는 요금을 내고 이른 새벽부터 기다리던 버스에 짐짝처럼 몸을 싣고 서울까지 출퇴근길에 오르며 철도 개통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던 시민들의 기대는 정치인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무참히 짓밟혀 왔다.

도시철도법 제정 이후 처음으로 국비지원 없이 전체 사업비의 80%를 한강신도시 개발이익금으로 충당되는 수익자 원천 부담으로 건설되면서 시민들은 철저히 배제돼 왔다.
김포시민들에게 도시철도 개통이 갖는 의미는 편리하고 빠른 출퇴근 수단의 확보라는 기대치를 넘어 감격스러울 정도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레미콘 파동으로 당초 약속했던 2018년 11월 개통이 어렵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표출된 시민들의 반발과 분노에서도 도시철도 조기 개통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엿볼 수 있다.
때문에 도시철도 개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에게 전해져 온 철도 노조의 파업예고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짐작할 수 있다.

노조 주장에 나름 이유가 있지만 사측과 해결해야 할 문제를 시민들을 압박해 얻으려 한다는 모습으로 비춰져서는 안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