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땅값에 가로막힌 '경기도 도시재생'
천정부지 땅값에 가로막힌 '경기도 도시재생'
  • 김중래
  • 승인 2019.0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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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낡은주택 매입 '공동체 공간' 바꾸는 사업
가격 상승 기대 … 시가 정한 가격에 팔 사람없어

 

경기지역 도시재생 사업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땅값'에 애를 먹고 있다.

준공한지 20년 넘은 허름한 주택도 높은 땅값 때문에 매입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경기도와 수원, 부천, 성남시 등에 따르면 도와 지자체들은 수원 경기도청 인근과 부천 소사본동, 성남 태평동 등 3곳에서 도시재생 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은 한때 도시의 중추적 기능을 했지만, 주거시설 노후화와 산업·상업시설 이전으로 낙후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사업이다.

도시재생 사업의 핵심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주민 공동체 활성화와 주민들의 의사결정 반영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이를 위해 각 지자체들은 노후주택 등을 매입해 공동체를 위한 공간 등으로 바꾸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들은 도시재생을 진행하면서 땅값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도시재생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와 최근 천정부지로 오르는 땅값으로 인해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남시의 경우 지난해 태평동 1개 필지를 구매해 주민 공동체 공간으로 꾸미는 사업을 벌였다. 시는 노후주택 1채를 구매 비용으로 2억여원을 지불했다. 이중 85%인 1억7000만여원이 토지비용이었다.

부천시도 주민 공동 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집값의 6배가 넘는 땅값을 지불했다.

수원시는 고등동에 주민 공동체 공간 마련을 위해 노후주택 매입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인근 고등지구 개발 등으로 땅값이 뛰면서 노후주택 소유주들이 높은 매각 비용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최근 10억여원대 빌딩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도시 쇠퇴지역 땅값이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노후주택 매입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역의 쇠퇴도 측정지표로 ▲최근 20년간 인구증감률 20% 감소 또는 5년간 3회 연속 인구 감소 ▲준공된 후 20년 이상이 지난 노후건축물 비율 50%이상 ▲최근 10년간 5% 이상의 사업체가 감소하거나 5년간 3회 연속 사업체가 감소한 지역 등 3개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수원시등 현재 도시재생이 추진되는 지역 대부분이 2개 이상에 해당한다. 노후건축물 비율은 3곳 모두 50% 이상이다.

최근 도시재생지역 땅값은 국토부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기준으로 부천시 소사본동 150-54의 1㎡당 표준공시지가는 2010년 150만원에서 2019년 193만원으로 뛰었다.

특히 도시재생 사업지구로 선정된 2017년 176만원에서 3년 사이 17만원이 올랐다.

도시재생 사업지구 내에 위치한 수원 고등동 61-50과 성남 태평동 1436의 표준공시지가도 10년 사이 각각 52%, 20.3% 급등했다.

수원시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면 아무래도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또 사업지역내에 투자목적으로 집을 소유한 사람이 많아 쉽게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도시재생 사업은 도시미관정비와 함께 주민들의 공동체 조성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공간이 꼭 필요한데 매입이 만만치 않다"며 "집값은 0원에 가까운 노후주택이라고 해도 땅값 때문에 매입비용이 비싸고, 시가 정한 가격에 팔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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