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왕실도자기 최고" … 전통 명맥 잇는다

20살에 시작 … 36년째 '도예' 작업
12일까지 도자기축제 … 홍보 만전
"市, 집단 도예촌 만들어 주었으면"




"왕실도자기의 전통과 명성을 이어받아 그 맥을 잇고 '광주하면 왕실도자기'라는 도시브랜드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왕실도예사업협동조합 정영민(56·도전요) 이사장. 정 이사장은 도전요 요장이면서 조합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오는 12일까지 곤지암도자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광주왕실도자기 축제'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광주는 왕실도자기의 고장이자 백자문화의 중심지이며, 지금까지도 왕실도자기의 정통성과 특색을 잘 유지·발전시켜 오고 있기에 도자기 축제는 광주의 정체성을 드러낸 최고의 축제이면서 도예인들의 축제라고 한다.

그는 "이번 왕실도자기축제도 도자기의 전시판매가 축제의 꽃이다. 그 만큼 조합 도예인들이 광주 도자기 홍보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광주시를 위해서 돈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가치 있는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실도자기의 후예라는 자부심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는 20살 때부터 시작 벌써 36년째 도예작업을 해 오고 있다. 하지만 언제 광주왕실도자기 전통의 명맥이 끊길지 모른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광주도예산업은 위기라는 것이다. 명장들은 점점 노쇠하고 젊은 사람들은 광주지역의 높은 임대료에 다른 지역으로 나가고 있다. 30, 40년 도예가의 길을 곁에서 지켜 본 명장 자제들마저 도자기 산업에 마땅한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고 힘든 가업을 잇지 않는다는 것. 우리나라는 핸드메이드에 대한 인식이 낮고 노동인건비도 싼 것도 젊은 도예인들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원인 중 하나란다.

흙으로 빚은 도자기를 구울 때 전통가마는 나무로 불을 때고, 가스가마는 LPG를 연료로 사용한다. 특히 전기가마는 버튼으로 온도를 입력만 시키면 된다. 그만큼 작업과정이 수월해졌다고 한다.

"전통가마에 불을 지피면 자연미, 가스에서는 일부 성형미를 느낄 수 있는데 색깔이 '따뜻하다', '차갑다'는 정도의 차이는 난다. 그래서 도예에 문외한인 사람도 전통가마에서 구운 작품을 알아보고 더 선호한다."
광주는 600여 년 전 조선시대부터 사옹원이라는 관요를 운영, 조선백자를 구워내 왕실에 납품한 곳으로 전통과 뿌리가 깊은 지역이다. 그래서 광주에는 그 맥을 이어서 후손들이 선조 도공들이 했던 백자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광주 시내 공사장 터파기 공사 중 조선시대에 도자기를 굽는데 사용했던 흙인 '백토'가 광주에서 처음 나왔다. 그 중 3t을 반출 받아 작품을 만들었다. 옛 조선백자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그 작품들을 이번 축제 때도 전시 작품으로 출품했다.

그는 "조선시대의 백토를 그릇을 만들었더니 뼈대를 만들기 좋았고 불에 버티는 불심도 있어 성형하기에 좋았다. 색깔도 괜찮았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조금 바뀌었다. 초창기에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과도기 때 나왔던 분청사기를 주로 작업했다. 최근에는 직책을 맡다보니까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서 백자를 주로 작업하고 있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임기 4년의 조합 일을 마치면 다시 도공의 초심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가마에 1300도의 불을 지펴 마음에 품은 단 한 점의 '분청사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최근 젊은 도예가 예닐곱이나 광주지역의 높은 임대료에 못버티고 임대료가 싼 다른 지역으로 활동기반을 옮겼는데 광주시가 집단 도예촌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글·사진 광주=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