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는 모르는 '내리사랑'

 

▲ 내리사랑만 베푸는 부모님 은혜(惠혜)와 등돌린 자식 '휴' /그림=소헌

 

큰 바다에 사는 연어는 알을 낳기 위해 다시 산골짜기 고향으로 되돌아간다. 어미 연어는 알을 낳은 후에도 그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다가 부화된 새끼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먹이로 내어 준다. 어미는 살점을 뜯어 먹힐 때마다 극심한 고통을 참아내며 오로지 새끼들을 위해 희생하는데, 결국 앙상한 뼈만 남기고 생을 마감한다. (인용 : '수필처럼 韓字')

포육지혜(哺肉之惠) 제 살점을 먹이는 연어의 자식 사랑. 자신을 희생하며 자식에게 베푸는 부모의 사랑을 뜻하는 4자성어다. 자란 뒤에는 오히려 먹이를 물어다 주며 효도하는 반포지효(反哺之孝)에 까마귀가 있다면, 연어는 모성애를 나타내는 동물이라 하겠다.

▲哺 포 [먹이다 / 먹여 기르다]
①甫(클 보)는 밭(田전)에서 새싹(철)이 크게 자라는 모습이다. ②甫(채소밭 포)라고도 하는데, 사내가 밭(田전)에서 손(寸촌)으로 일하는 것이다. ③그래야 식구(口구)들을 먹여(哺포) 살릴 것이 아니겠는가?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惠 혜 [은혜 / 사랑을 베풀다]
①(오로지 전)은 물레가 도는 모습까지 담은 글자다. 후세 사람들은 이를 확실하게 표현하기 위해 손(寸마디 촌)을 더하여 專(오로지 전)을 만들었다. ②惠(혜)는 오로지 한 방향으로 도는 물레()로서 부모의 마음(心심)을 닮았다. ③어버이는 오로지() 사랑(心)을 내려주기만 할 뿐이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을 한 글자로 [惠혜]라 한다. 아울러 자식에 대한 사랑은 가능해도,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암시暗示하기도 한다.

옛사람들은 효도를 하려고 해도 받을 부모가 없어 한탄했다는데 오늘에 와서는 어떤가? 그것은 내버려두더라도 부모학대 등 점점 흉흉해진 세태를 어찌하면 좋은가 말이다. 잊을 만하면 나오곤 하는 부모살해 기사를 보라.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일제와 손잡은 미국의 사이비 교수 '그리피스'가 처음 사용한 '고려장高麗葬'은 우리 것이 아니다. 선조들에게 없었던 풍습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일제 강점기 일본인이 쓴 <전설의 조선>과 조선총독부에서 펴낸 <조선동화집>에 고려장을 설화로 수록했는데, 이후 친일 식민사학자 이병도의 <조선사대관>에 들어갔으며, 영화 '고려장(1963)'을 통해 한민족의 잘못된 孝효 사상으로 더욱 확산되었다. 고려장은 장례 풍습이 아닌 '연고를 확인할 수 없는 고분'이다. 일제가 인도의 '기로棄老' 설화를 교묘히 악용하여 '高麗'로 왜곡歪曲했던 것이다.

孝는 (늙을 로) 또는 手(손 수)와 子(자)가 모여서 만들어 졌다. 나이든() 부모님을 손(手)으로 받쳐 업은 자식(子)이다. 부모에게 등을 돌린 자식들이 많은데 [자子]를 뒤집어 '등돌린 자식 휴()'라 지었다. 효를 가장 큰 덕목으로 행하여 고려장 누명을 씻자. 내가 불효하는데 어찌 자식에게 효도하기를 바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