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선 평택시장

딱딱하고 경직된 조직 문화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명문고가 있다. 교사도, 학부모도 학생들이 일류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학교 문화를 당연시 여긴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미래를 좌우할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지금의 인내와 희생은 감내해야 하는 통과절차일 뿐이다.
이때 '키팅'이라는 이름의 국어선생님이 새로 부임해온다. 키팅 선생님은 지금까지 당연시 여겨졌던 학교 문화를 다시 바라보게 하려 한다. 점수 향상에만 매몰된 청소년기 학생들이 진짜 중요한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지 않은지 고심한다. 그래서 그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카르페 디엠'을 외치며 '너의 행복을 뒤로 미루지 말고, 지금 네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금 실행에 옮기라'고 가르친다. 현재의 행복은 무시되고, 현재의 인내와 희생이 당연한 조직에서 지금의 나를 걱정하는 선생님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따뜻하다.
이와 같이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관객들 개개인이 성장을 위해서만 현재의 시간을 사용하기보다는 지금의 나를 따뜻하게 돌볼 것을 보여준다.

지금의 자신을 돌봐야 하는 것은 비단 개개인뿐만이 아닌 듯하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는 조직의 발전을 위해 조직원 개개인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길 때가 많았다.
이러한 조직들도 단체의 성장이라는 명목으로 중요한 무엇인가를 놓쳐 왔던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는 도시도 마찬가지이다.

평택시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995년 평택시·평택군·송탄시 등 3개 시·군이 통합된 이후 24년만인 올해 현재, 50만 인구를 달성했다. 인구의 증가만큼 평택시의 양적 성장을 알리는 통계치는 많다.
지난 24년 동안 평택지역에는 수많은 아파트들이 건설됐다. 수많은 산업단지가 들어서며 성장하는 도시로의 겉모습을 갖추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을 위해 평택시민들의 행복은 정작 뒤로 미뤄진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인구 50만의 대도시로 진입하는 이 시점에도 시민들은 대기환경이 그 어디보다도 나쁘다며 고통을 호소한다. 지역에서 제대로 즐길만한 문화공간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특히 아이를 둔 많은 어머니들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해 다른 지역으로의 이사를 고려하는 실정이다.
시민들은 이제 평택시가 고민하는 대상이 도시 그 자체가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이야기한다. 오랫동안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시민 삶의 질을 위한 시정이 적극적으로 펼쳐져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를 잘 알고 있기에 평택시는 시민 삶의 질을 우선시하는 정책에 몰두하고 있다.
먼저 평택시의 미세먼지 없는 도시환경을 위해 3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는 도시숲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또 쓰레기 문전수거 확대, 현수막 및 간판 정비 등 깨끗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행정을 펼쳐나가고 있다.

평택시민의 문화생활 진흥을 위해서 평화예술의전당, 평택박물관, 예술인 광장 조성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단순히 공간만 늘리는 사업이 아니라 문화 콘텐츠 확대를 위해 평택문화예술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이 집 가까이서 자연과 함께 쉴 수 있도록 모산골근린공원과 장당근린공원 등 10여개의 도시공원 조성사업을 통해 쾌적한 도시환경을 구축하게 된다.
이와 함께 진위천·안성천의 수려한 공간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바꾸는 두 강변 친수이용 사업도 진행 중이다. 시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아주대학교병원과의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이 자녀 교육에 안심할 수 있도록 평택지역을 혁신교육지구로 지정해 청소년들이 행복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평택시는 시민의 삶과 직결된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 시민 중심의 새로운 평택을 구현하고자 한다. 평택시가 분명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좀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하기를 기원하기 때문이다. 시민의 행복을 뒤로 미루지 않겠다는 평택시의 시정이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의 참여와 성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