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운 인천대 교수·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장

오늘은 인천 하천의 미래를 위한 특별한 행사가 개최된다. 민·관협의체인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산하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8개의 하천네트워크가 구성되어 그 발대식이 진행된다. 8개의 하천네트워크는 지역 내 하천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고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에서는 네트워크에 기술적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해 해당분야 전문가를 지원하고 있고, 복잡한 사안이 도출되는 경우를 감안해 별도로 구성된 기획조정위원회를 통한 논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어떠한 주민들의 의견이라도 소중히 받아들이고, 가급적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여 내 집 앞의 하천은 내가 관심을 갖고 가꾸어 나간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운영되는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어 나갈 전망이다. 이미 수백명의 주민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참여의향서를 제출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앞으로 각종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하천의 복원 방향, 시설의 설치 및 제거, 수질 개선, 수생태계 활성화, 적정 어류의 복원 결정 등을 위한 토론이나 협의에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인천 하천의 복원역사는 짧지만, 많은 구성원의 참여와 격려 속에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왔다.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이 출범하기 직전의 인천 하천은 하수도 그 자체였다. BOD가 150ppm에 이르렀고 하천 주변에는 온통 쓰레기와 오물이 범벅이었다. 전국에서 최초로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조례를 제정하고 2004년부터 하천을 살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도심지에 철새가 날아드는 하천(승기천), 자연과 이야기하면서 걷고 싶은 하천(굴포천), 반딧불이와 함께 하는 하천(장수천), 창포꽃 하늘거리는 하천(공촌천)의 테마 결정과 아울러 현재와 같이 복원된 것은 그 시절부터 기울여온 노력의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아이를 길러내듯이 정성을 들이며 하천을 바꾸어왔다.

새로이 제8대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이 구성되면서 획기적인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하천을 바라보는 눈높이도 달라졌다. 이와 같은 변화를 충분히 받아들이고 성공적 하천네트워크 운영을 위한 몇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인천하천네트워크는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의견수렴 창구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한다. 하천의 지속적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돕고 또한 나서야 한다. 동일한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많을 수 있다. 이때 대화와 양보는 필수적이다. 인천의 곳곳에 실핏줄처럼 퍼져있는 하천이 주민들의 노력과 참여로 바뀌기 위해서는 나만 옳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둘째, 지금까지와는 다른 하천의 미래를 꿈꾸며 실체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하천의 생태, 수질, 홍수 및 가뭄 대비, 시민의 휴식처로서의 역할 등이 공개적으로 충분히 논의되어 가장 합리적인 결정이 이뤄져야 하고, 또한 개선을 위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최근 관심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는 굴포천, 승기천, 수문통 등의 복개 해체 문제도 주변 주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는 방향으로 충분한 검토와 함께 실시돼야 한다.
셋째, 한강하구 네트워크 구성의 의미는 매우 크다. 그동안 한강하구의 역할과 조성 방향에 관한 각양각색의 의견이 제시되었지만 정작 한강하구 위치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수리학적인 용어로의 하구는 하천 상류부의 유량이 흘러들어와 바닷물의 수위가 변화되는 곳까지를 의미한다. 그 위치는 강화도 입구 염화수로 분기점이나 북한에서 유입되는 예성강과의 합류점이 돼야 한다. 그럴 경우 한강 관리계획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아울러 소래·북성·만석·화수 등의 포구가 실핏줄과 같은 하천과 잘 연계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넷째, 경인아라뱃길네트워크는 다른 네트워크와는 다르게 운영되어야 한다. 선적인 개념을 넘어 공간을 아우르는 계획과 관리가 이루어지는 계기를 만들어야 하고, 경인아라뱃길이 인천 시민들의 품안에 깊숙이 들어오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단순한 인공수로를 넘어 시민들과 어떻게 호흡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주변 수도권 매립지나 검단지역과도 연계되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수질문제도 더 지혜롭게 풀어야 한다.

다섯째, 다른 하천들은 기존의 하천 복원을 충분히 이해하는 연장선 상에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하천의 특성을 잘 제시할 수 있는 테마를 한 두 개씩 만들어 가면 좋을 것이다.
인천이 가지고 있는 이름 그 자체처럼 어질고 어우러지는 시내가 내 집 앞, 내 고장의 품격이 되는 도시로 성장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