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근대식 등대 '팔미도등대'가 해양수산부가 지정하는 '5월 이달의 등대'로 선정됐다.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15.7㎞ 떨어진 팔미도 정상에 있는 팔미도등대는 1903년 6월1일 첫 불을 밝혔다.

팔미도등대는 국내 유·무인 등대 2700여개 중 맏형이지만 탄생 배경에는 한국 근대사의 아픔이 서려 있다. 조선 침탈야욕을 불태우던 일제는 인천 앞바다 길목에 있는 팔미도의 지리적 중요성을 간파하고 1901년 등대 건설을 강권했다. 조선은 이듬해 해관등대국을 설치하고 등대 건설에 착수, 1903년 높이 7.9m, 지름 2m 규모의 팔미도등대를 완공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전과를 세우기도 했다. 1950년 9월15일 오전 1시45분 대북첩보부대 켈로부대원 6명은 북한군과 교전 끝에 팔미도를 탈환하고 등댓불을 밝혔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암초가 많아 인천 해안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유엔 연합군 함대 261척은 팔미도등대에 불이 켜지자 차례로 진격, 상륙작전을 성공시켰다.
팔미도등대는 2003년 12월 바로 옆 신축등대에 임무를 넘기고 현재는 인천시 지방문화재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팔미도는 군 작전지역에 포함돼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다 2009년 개방돼 유람선이 다니고 있다.

해수부는 역사·문화 가치가 있는 등대를 선별해 올해부터 매달 '이달의 등대'를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국립등대박물관 홈페이지(www.lighthouse-museum.or.kr)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