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은 후손 되겠습니다"

할아버지, 군자금 모집하다 체포 … 서대문형무소서 사망
전혀 모르고 살다 1990년 '건국훈장 수여'로 활동 알게돼



"독립유공자 할아버지께 부끄럽지 않는 후손이 되겠습니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수많은 분들의 나라를 위해 헌신과 희생이 있었고 그 중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유공자 분들이 있다.

일제 강점기 시대 힘든 고통과 고초를 당해 목숨을 잃으셨던 그 분들의 후손들이 여전히 대한민국 땅을 지키고 있다. 그 한 명이 동두천시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인 '목자상(睦子商) 선생의 손자인 목종대(84·오른쪽) 어르신이다.

목 손자는 아버지로부터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 그러나 서대문형무소에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일가친척 6명이 동두천에서 형무소까지 걸어가 밤에 몰래 시신을 모셔와 처음 공동묘지에 모셨다가 나중에 선산으로 이장했다고 부모님께 들었다. 당시 가족 중 독립운동 활동이 알려지면 불이익이 있을까봐 해방이 될 때까지 제사도 지낼 수 없었고 이와 같은 이유로 할아버지에 대한 것을 듣지 못하고 자랐다.

목 손자는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으면서 할아버지의 활동을 알게 됐다.

유공자 정보를 보면 할아버지께서는 1870년생으로 을사늑약을 반대해 1906년 황재호 의병장 휘하에 입진해 활동을 해왔다. 특히 연천, 포천, 동두천, 양주 일대에서 8400량의 군자금을 모집해 활동하다 체포돼 징역 3년형을 받고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1910년 돌아가셨다고 했다.

할아버지께서 서대문형무소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독립유공자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헌신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분들도 많다고 들었다. 목 손자는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그분들의 활동을 영원히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 손자는 "병자호란 때 곤궁에 빠진 백성을 위해 애쓰신 목행선 선생님이 저의 조상이며, 1986년 동두천시 향토유적지 제2호 '목행선 선생 유적지(지행동 산 11-1)'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할아버지를 포함한 많은 독립유공자의 위폐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내 위폐실 공사 관계로 다른 곳에 모셔져 있어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후손으로서 조상들의 위폐를 모시고 잘 보존 하는 것이 기본인데 하루빨리 할아버지의 위폐가 제 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동두천=김태훈기자 thkim6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