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무의대교 개통의 이면  
[취재수첩] 무의대교 개통의 이면  
  • 김신영
  • 승인 201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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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사회부 기자

인천의 대표적인 섬 관광지 '무의도'와 육지를 잇는 무의대교가 지난달 30일 개통했다. 수십년간 잠진도 선착장과 무의도를 오가던 배는 운항을 종료했다. 앞으로 서울과 인천 도심에서 1시간 만에 무의도를 방문할 수 있다.
무의도는 과거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영화 '실미도' 등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천국의 계단' 세트장은 무의도에서 꼭 들러야 할 명소로 꼽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기는 시들해졌다. 그나마 주말이면 호룡곡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북적거릴 뿐이었다. 무의도 주민들은 다리 개통을 계기로 무의도가 관광지로서의 명맥을 되찾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무의도는 관광객을 맞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도로는 오솔길 수준으로 관광버스 한 대가 지나가기조차 벅찬 실정이다. 중앙선이 없어 승용차가 양 방향에서 올 때 사고 위험도 높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하수를 끌어 쓰는 무의도는 물 사용량이 늘면서 해수가 유입되는 등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생수를 쌓아두고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할 정도다. 관광객이 몰리면 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무의도 주민들은 무의대교 개통에 앞서 인천시와 중구청,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수차례에 걸쳐 기반시설 개선과 도로확장 등을 요구해왔다. 지난 3월 박남춘 인천시장이 무의대교 공사 현장을 찾았을 때도 의견을 전달했지만 당장 달라진 것은 없다.
경제청은 교통 혼잡과 주차난을 우려해 당분간 무의대교 통행차량을 900대로 제한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다리 개통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과 관광객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방송과 언론을 통해 이 모습을 지켜본 주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뒤늦은 미봉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각 행정기관은 무의대교 개통에 그치지 않고 무의도 내부 사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기대를 품고 무의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돌아가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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