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기술인증원 설립 후보지 선정이 임박한 가운데 유치 향방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인천은 물산업 허브로서 물기술 인증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뿐만 아니라 교통, 국제화 수준에서도 상대적으로 월등한 인프라를 갖춘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지역 현안이 제기될 때마다 지역균형발전의 논리 등에 발목을 잡혀온 인천으로서는 신중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 또 공공기관의 수도권 설치 억제와 같은 정부의 조작적인 방침이 전제된다면 인천은 또 한 번 부당한 역풍에 휩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러 정황을 우려하게 되는 이유는 인천이 물인증원 유치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환경부 물기술인증원 설립추진위원회가 그동안 치열했던 지역의 정치적 영향에서 벗어나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 결과를 내놓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접근성, 관련 연구 산업시설 등과의 협조 가능성 등을 평가해 왔다. 물인증원 유치에 뛰어든 대구와 광주는 물 관련 연구와 개발에 있어서 우수 기관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강조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인천은 물 시장을 장악하는 정수기 인증 업체 10개 중 8개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 등 인적·물적 인프라 활용이 원활한 곳이다. 물산업 클러스터 운영기관인 한국한경공단과 환경산업연구단지 등 관련 기관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대구는 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관련 기업들의 입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2020년 서대구 KTX 역사를 개통해 접근성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너무 멀고 번거롭다. 초대형 정수기 렌털 기업들의 본사가 서울에 있는 등 수요자의 이용 만족도를 높일 교통 접근성은 무엇보다도 우선시해야 할 조건이다.

수(水)처리 세계 기업 '베올리아 워터' 아·태교육훈련센터를 비롯해 GCF와 각종 유엔기관이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인천은 세계물포럼에서 선정한 아시아 최초의 물 시범도시이다. 해상의 도시 베니스에 버금가는 지상의 연구·개발 물의 도시로서 국제공항과 항만을 품은 인천을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