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글은 벗이요, 힐링이다
거짓에 빠져 사는 사회 꼬집어
▲ 간호윤 지음, 경진출판, 320쪽, 1만6000원

"글쓰기는 내 마음의 치료제요, 해원(解寃)의 도구이다. 자음과 모음이 내 마음속의 저러 이러한 괴로움과 즐거움을 족집게처럼 짚어내 내 순간과 일상의 몰입을 적바림할 때면, 글은 내 속을 알아주는 나의 가장 친한 벗이요, 가장 무한한 고독을 치료하는 의사요, 가장 절대자다. 이럴 때 내 서재 휴휴헌은 하나의 장쾌(壯快)한 우주가 된다."(머리말 4쪽)

이 책은 '휴헌섭필'이라 하여 지은이 휴헌(休軒, 간호윤)이 쓴 섭필(涉筆, 잡문)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연암(燕巖) 박지원 선생의 <동란섭필(銅蘭涉筆)>에서 따왔다. 이 책을 통해 지은이는 "우리 사회에서 사이비를 제외하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라는 질문으로 세상을 통찰하고 있다.

우리는 글쓰기가 왜 솔직해야 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글쓰기 3요소가 '문장', '내용', '행동'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은이는 이 3요소 중 무언가를 첫 번째로 버려야 한다면 '문장'이며 좋은 문장이라고 좋은 내용을 담아내진 않는다고 강조한다. 두 번째로 버려야 한다면 '내용'이고 또 글쓰기에서 '행동'은 끝까지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아무리 문장이 좋고, 글 내용이 좋아도, 저자의 행동이 따르지 않는 글은 '서자서아자아(書自書我自我, 글은 글대로 나는 내대로)'가 되기 때문이라는 다짐도 담고 있다.

지은이는 "가감 없는 내 글을 씁니다. 그래야 내가 내 글에 맞추어 행동할 수 있어서입니다. 그래, '뒷산에 단청하는 붓질'은 '글자를 욕보이는 글'은 아니 쓰려고 애씁니다. '섭필', 즉 잡문은 이러한 글이고 싶습니다"라고 고백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때로는 통쾌하고, 때로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때로는 슬픔이 있고, 때로는 힘듦이 있고, 때로는 고통이 있으며, 때로는 즐거움도 있다. 희노애락이 모두 이 책 안에 있다.
지은이는 마라톤을 사랑한다. 우리는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곤 한다. 100m 달리기를 하듯이 42.195㎞를 어떻게 뛸 수 있는지, 마라톤이 얼마나 큰 고통이 뒤따르는 것인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지은이의 해답은 "마라톤을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몸이 건강해야 글도 건강합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정의로운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배경도 깜냥도 물질도 아무 필요 없습니다. 마라톤이 요구하는 것은 오직 꾸준한 연습뿐이다"라며 담담하게 말한다.

지은이 간호윤은 순천향대학교(국어국문학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국어교육학과)을 거쳐 인하대학교 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