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년 된 강화초 올 신입생 40명대
부평초도 계속 줄어 10년새 반토막
▲ 1890년대에 개교한 인천지역 일부 초등학교들이 최근 신입생 수가 줄어들면서 고민에 빠져 있다. 29일 한 시민이 인천 계양구 부평초등학교앞을 지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121년 전인 1898년 4월1일 문을 연 강화초등학교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역대 최저 신입생 숫자를 기록했다. 몇 십 년도 더 된 얘기지만 전교생이 3000명이 넘었던 강화초에서 2019학년도 1학년이 40명 대로 내려앉았다. 1학년 47명, 2학년 47명, 3학년 62명, 4학년 61명, 5학년 59명, 6학년 69명으로 5년 새 신입생이 32% 감소했다.

강화초가 설립되고 1년 뒤인 1899년 3월15일 수업을 시작한 부평초등학교는 개교 120주년을 맞이한 지금, 학교 생존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현재 6학년 총 학생수가 85명 정도인데 1학년은 65명이다. 강화초와 마찬가지로 5년 동안 신입생이 24% 줄었다. 2014년도 신입생이 개교 이래 처음으로 100명 이하로 떨어지고도 계속 하락 국면이다.

인천에서 공립초등학교로는 드물게 19세기 지어진 두 학교가 멈출 줄 모르는 학생 수 감소로 존폐 기로에 놓여 있다. 원도심 터줏대감 초교들이 도시 쇠퇴와 저출산 추세에 휩쓸려 기세가 꺾이다 못해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몰렸다.

전승배 부평초 교장은 "주변 계양구 원도심 초교들처럼 부평초도 과소학급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학생 수가 951명이던 부평초는 이번 연도 490여명으로 10년도 안 돼 반 토막이 났다.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부평초 통학구역인 계산2동의 주민등록상 0~4세 인구는 314명이다. 5~9세가 393명인 것과 비교하면 80% 수준이다. 외부 주민 유입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앞으로의 5년에도 전교생 숫자는 점차 축소된다.

강화초는 얼마 전부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성환 강화초 교장은 "학교 주변 공동주택 확대와 함께 학년별 수업을 보장하도록 통합학급 기준 완화, 타 지역 학생들이 오도록 소규모 학교 공동학구 설정, 교육당국 통합버스 운영 등을 최근 인천시교육청에 제안했다"며 "학교를 살리는 일은 지역을 살리는 일과 같은 선상에 있다. 더 늦기 전에 인천시교육청, 인천시, 강화군 등 각종 기관에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전했다.

개교 100년이 가까워지는 또다른 A 초등학교 교장은 "역사가 깊어지는 만큼 과소학급과 더불어 시설 노후까지 떠안고 있다"며 "하지만 규모 차이 때문에 모든 민원이 송도, 청라 등 신도시에 집중돼 해결책 마련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