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자."
인천 A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베트남 유학생 B씨 머릿속에 얼마 전 떠오른 이 말은 몇 주 동안 그를 괴롭혔다. 벚꽃 피던 4월 초. 수업을 마치고 학교 앞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B씨의 등 뒤로 웃음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닥가리(닭갈비) … 차뮈슬(참이슬)… ." 손님들은 한국말이 서툰 B씨 말투를 따라 하고 있었다. 자신과 같은 대학 학생들 같았다. 마침, 들고 있던 닭갈비 무쇠 판은 가뜩이나 무거워졌다. 눈물까지 뚝뚝 떨어질 정도였다.
B씨는 "여기 물가가 워낙 높아 아르바이트를 쉴 수 없다. 놀림도 이제 버겁다"고 털어놨다.
인천 유학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하는 외국인이 해마다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악명 높은 생활물가, 언어 장벽, 유학생과 지역사회 간 '단절의 벽'까지 어디 하나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대학알리미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2017년 인하대와 인천대 2개 대학에서만 중도탈락한 유학생은 모두 139명이다. 인하대에선 1188명 중 109명, 인천대에선 583명 중 30명이 떠났다. 중도탈락률로 따지면 각각 9.2%, 5.1%다.
두 대학 중도탈락률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인하대는 2015년 3.2%, 2016년 8%, 2017년 9.2%, 인천대 역시 같은 기간 3.3%, 3.7%, 5.1%를 기록했다. 인천 연착륙이 곧 한국사회 적응으로 이어질 지역 유학생들을 위한 장치가 논의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역 외국인 노동자 상담기관 관계자는 "유학생이 아시아권 국적에 몰려 있다 보니, 유학(D-2)과 일반연수(D-4) 비자로 들어왔다가 부적응에 학업을 포기하고 주변에서 일자리를 찾는 경우도 있다"며 "외국인 유치 열기와는 반대로 관리 부분은 미흡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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