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품 제작 등 플랫폼 구축...잘못된 설계손실 최소화 개발속도 단축
▲ 박남춘(맨 오른쪽) 인천시장이 24일 송도 글로벌캠퍼스 글로벌스타트업캠퍼스를 방문해 입주기업인 스마트 방범창 개발 스타트업 네오스텍의 전진오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그동안 제품 설계와 제작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많았거든요. 린스타트업 제작소가 생기면서는 시제품 제작이 가능해 개발 속도가 많이 빨라졌어요."

24일 인천 송도 글로벌스타트업캠퍼스에 자리한 린스타트업제작소. 스마트 방범창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네오스텍의 전진오 대표가 3D프린터로 제작한 시제품을 들어 보였다. 그가 개발한 방범창은 실시간 센서를 결합해 충격과 문 열림을 감지하고 기록을 저장한 뒤 고객에게 침입 상활을 전달한다. 전 대표는 제품 제작·출시에 앞서 린스타트업제작소에서 시제품 시험을 거친 덕에 잘못된 설계로 인한 손실을 줄이고 개발 속도를 단축할 수 있었다고 했다.

린스타트업제작소 옆에 위치한 액셀러레이터 벌트코리아 사무실에는 글로벌스타트업캠퍼스에서 만들어져 미국에 진출한 제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한 업체가 빈 알루미늄 캔에 음료를 넣은 뒤 한 포장기계에 맞춰 돌리자, 뚜껑이 덮이면서 하나의 캔으로 재탄생했다. 이 제품은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입주한 벌트코리아의 지원으로 현지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민규 벌트코리아 대표는 "스타트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제품을 현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투자를 알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10개 업체 중 6곳이 미국진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글로벌스타트업캠퍼스가 인천기업의 세계 진출을 위한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캠퍼스는 시제품 제작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인천시 지원을 받아 지난 2017년 개소했다.
시는 기업들이 글로벌스타트업캠퍼스를 통해 기업들이 국내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현지화하고 안정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인 '스마트벤처캠퍼스'를 유치해 지식서비스 분야 청년 창업자를 발굴하고 사업 자금 지원·글로벌 진출까지 종합 지원해왔다.

지난 2년간 지원기업 51곳을 발굴, 매출 14억원, 고용 175명, 투자유치 6건 24억원, 지식재산권 148건 출원·등록 등의 성과를 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아이디어를 시제품화하고 소비자 반응을 파악해 빠르게 제품을 보완·출시할 수 있는 '린스타트업 제작소'를 개소했다. 제조에 대한 실무 교육과 장비 운영을 통해 창업자와 일반인이 하드웨어에 관심 갖고 실제 사업 운영에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인천글로벌캠퍼스 내 한국뉴욕주립대·한국조지메이슨대·겐트대·유타대와 연계해 인재 육성에도 힘쓴다.
외국인 교수·학생들로 구성된 '글로벌 서포터즈'를 운영해 해외 시장 진출이 처음인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이 희망하는 진출국 및 목표를 공유하고 아이디어와 현지화 제안을 도출하며 해외마케팅을 지원한다.

아울러 지난 5년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 사업인 '소프트웨어(SW)융합클러스터'를 통해 신규 고객 5281명, 연 12.1%의 매출 증가, 332명의 인력양성, 131건의 인증 및 시제품 개발 등 큰 성과를 이뤘다. 1171억원 규모의 인천성장펀드를 조성·운용해 기업 자금난 해소와 투자환경 개선에 힘쓰기도 했다.

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기업들이 실제 현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미국 액셀러레이터 한국지사인 벌트코리아도 손을 잡았다. 해외 현지화 프로그램 '스케일업(Scale-up) 인천, 글로벌 현지화 챌린지 지원' 사업을 통해 미국 시장 반응 조사·멘토링·피보팅(사업 아이템을 보완·수정해 시장성을 검증하는 단계)을 진행, 인천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돕고 있다. 이를 통해 4개사의 미국 현지 법인설립, 4개사 인증 및 상표 출원, 5개사 투자유치 및 크라우드 펀딩 지원 등 성과를 냈다.

시와 인천테크노파크는 올해도 그간 축적해 온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미국·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 20곳을 모집해 안정적으로 현지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제조업 활성화와 하드웨어 기업 육성을 위해 린스타트업 제작소를 적극 활용, 15개 업체 시제품 제작 및 100명 교육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현장을 찾은 박남춘 시장은 "글로벌스타트업캠퍼스에서 만들어진 아이디어는 현재 인천 제조업체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하고, 아이디어 상품화를 통해 인천의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해 글로벌스타트업캠퍼스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