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고위직도 명퇴 코앞…정책 책임질 간부 없어
'G시티 무산' 청라 환영 '사업 표류 우려' 송도 반발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임기 1년 5개월을 남기고 중도 하차한다. 여기에 경제청 차장 등 2·3급 간부들이 줄줄이 정년퇴임을 앞둔 상황이어서, 업무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경제청에 따르면 김 청장은 내달 3일 공식 사표를 내고 퇴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제청장은 임기 3년의 개방형 지방관리관(1급)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 투자 유치와 개발 계획 수립, 사업 추진 등 사무·운영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김 청장은 1996년 지방고시에 합격해 인천시 정책기획관, 재정기획관 등을 역임하다 2017년 9월 공모를 통해 청장에 취임했다.

김 청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퇴임하는 이유에 대해 시는 경제청이 올해 개청 16주년을 맞은 만큼 역할을 재조정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경체정이 설립된 지 10여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역할을 다시 정립하고 진영을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퇴임 후 원래 자리인 2급 공무원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2급 국장과 TF 단장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으로, 시 내부에서는 해외 파견 형태의 자리를 김 청장에게 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앞서 조명조 전 인천시의회 사무처장이 미국 하와이로 파견 나간 사례가 있다.

공석인 경제청장 자리는 공모를 통해 외부 인사가 개방형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문제는 청장 퇴임이 갑작스럽게 결정된데 이어 2급인 이중호 차장과 3급인 유문옥 기획조정본부장·김학근 영종청라사업본부장 등 주요 간부 3명이 정년퇴직을 앞두고 공로연수가 임박했다는 점이다.

유문옥·김학근 본부장은 6월 말 공로연수를 떠나고, 이중호 차장은 다음 달 13일자로 명예 퇴직할 예정이다. 아직 정년이 2년 가량 남은 투자유치사업본부장의 경우 해당 직위를 공모를 통해 개방형으로 전환한다는 얘기가 경제청 안팎에서 흘러 나온다.

경제청 조직은 4본부 1단 15과로 구성돼 있다. 퇴임한 청장을 대신해 진두지휘해야 할 차장부터 핵심 간부인 본부장까지 공석이 되면, 업무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청 관계자는 "아래 직원들이야 주어진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겠지만, 이해충돌 사업의 경우 추진에 앞서 윗선의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청장이 퇴임하는 상황에서 일시에 고위급 간부들까지 자리를 비우게 되니 업무 공백 우려가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한편 청장 퇴임 소식에 경제자유구역 주민들은 엇갈린 반응이다. G시티 사업 무산 등을 이유로 청장 퇴진운동을 재개하려던 일부 청라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송도 주민들은 워터프런트 등 주요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송도 주민 커뮤니티인 '올댓송도'는 26일 인천시청에서 김 청장 사퇴에 강력 항의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상황이어서, 청장 퇴임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