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태 인천대 문헌정보4

책이라 하면 자연스레 종이책만을 떠올린다. 그러니 전자책을 읽는 모습은 전자기기를 가지고 그저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디오북을 듣는 모습도 이어폰을 꼽고 멀뚱멀뚱 있을 뿐이다. 마음의 양식을 쌓고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사라 플라워즈 미국청소년도서관협회 전 회장은 "종이책에 한정하는 전통적 독서 개념을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전자책은 많은 장점이 있다. 일단 가볍다. 이북(e-Book) 리더기는 종이책에 비해 확연하게 가볍고 스마트폰 혹은 다른 기기로도 볼 수 있다. 또 사용이 자유롭다. 들고 다니기 편하니 이동 중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읽기 좋다.

전자책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하이퍼링크'와 '소셜리딩'이다. 하이퍼링크를 통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인터넷에 접속해 바로 찾아볼 수 있다. 영상자료와 청각자료를 링크하면 전자책만의 독서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소셜리딩은 독서하는 도중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인터넷 게시물의 '댓글'과 같다고 보면 된다. 책을 읽다가 인상 깊은 부분에 밑줄을 긋고 여백 부분에 낙서를 하듯 의견을 남기는 등 많은 사람과 함께 읽는 새로운 독서 방법이다.
오디오북도 이젠 더 이상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시장에서 상업적인 목적의 오디오북이 서비스되고 있다.

오디오북은 전자책보다도 이동할 때에 사용하기 편하다. 스마트폰과 이어폰만 있으면 번잡스러운 전철에서, 울렁거리는 버스에서도 문제없다. 또 책을 듣는다는 경험은 책을 읽는 것과는 크게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외국어 공부를 할 때에 듣기 공부가 된다. 문학 작품을 감미로운 성우의 목소리로 들을 때에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종이책은 새로운 종류의 책들에 의해 밀려나게 되는 걸까.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전자책이 보다 익숙할 수는 있지만 종이책은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 감각적인 안정감을 주고 종합적인 연결 이해구조가 그것이다. 먼저 종이책은 사람에게 감각적인 안정감을 준다. 종이책은 전자기기의 디스플레이에 비해 눈의 피로가 크게 적다. 종이책의 촉각적인 질감은 실물에 대한 만족감을 준다.

종합적인 독해를 위해서는 종이책이 보다 좋다. 노르웨이 스타방에르대학과 프랑스 엑스마르세이유대학 연구팀이 전자책과 종이책을 읽었을 때의 독해력을 비교해보았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 두 그룹 간에 큰 차이는 없었지만 사건 발생 시점을 묻는 경우, 종이책을 읽은 그룹이 10점 만점에 7.9점이었다면 전자책은 4.8점이었다. 즉 긴 글을 깊이 이해하기에는 종이책이 더 좋다. 결론적으로 전자책, 오디오북, 종이책을 읽는 목적에 맞게 골라 읽는 게 현대사회에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어른들에게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오락을 위한 도구로만 보인다. 아이들이 독서를 하지 않고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그들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아이들, 즉 디지털 네이티브의 독서 경험은 기존의 경험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종이책이 주는 안정감과 독해력의 향상, 전자책이 주는 편의성과 하이퍼링크, 소셜리딩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독서, 오디오북을 통해 얻는 문학의 새로운 감각은 독서를 이전보다 더욱 폭 넓은 경험으로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