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특보 '인천평화통일 포럼'서 남북 정상 역할 강조
▲ 23일 남동구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인천평화통일 열린포럼'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23일 인천을 찾아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빅딜(Big Deal)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스몰딜(Small Deal)이 만나 노딜(No Deal)로 끝났다"며 "아쉬운 결과지만 양측 모두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아직 실패라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인천시청에서 열린 '2019 인천평화통일 포럼' 주제 발표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를 향한 현 정세와 과제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가진 모든 핵 시설과 무기를 영원히 폐기한다면 그에 따른 보상을 하겠다는 빅딜을 주장했지만 북한은 부분적 폐기인 스몰딜의 입장을 고수해 결국 결렬됐다"며 "그럼에도 미국이 비교적 낙관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과거와 달리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재협상을 통해 북한이 영변 핵 시설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나온다면 충분히 상황 반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특보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정체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당분간 현상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추후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남·북 정상회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지 않는 이상 미국 역시 특별한 군사적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은 적다"며 "이처럼 기존 노선을 유지하다 보면 언젠가 협상의 기회가 생겨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이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분적 대북 제재 완화 카드를 준다면 4차 남·북 정상회담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북한 역시 언제까지나 경직된 입장을 취하진 않을 것 같다"며 "지난달 열린 3·1절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듯 이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