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사에 인천 관련 내용 없어 아쉬워
신문 많이 읽는 고령층 어필 위해 글자 키우고 전문 면 내길
他도시와의 경합 사안서 인천에 필요한 것 짚는 역할했으면
▲ 22일 인천일보 소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도 4월 시민편집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김영환(왼쪽 여섯 번째) 인천일보 대표이사와 시민편집위원들이 한 자리에 섰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김송원 시민편집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김송원 시민편집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2019년 인천일보 시민편집위원회 네 번째 회의가 지난 22일 인천일보 3층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시민편집위원과 인천일보 편집국 데스크 등 20여명은 지난 한 달 간 나온 인천일보 지면을 놓고 열띤 논의를 펼쳤다.

위원들은 최근 인천일보가 지역 주요 현안들을 잘 뽑아낸다며 칭찬하는 동시에 현안에 대한 해결책 제시는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고령층 독자를 겨냥한 콘텐츠 개발과 함께 지역 발전에 도움을 주는 기사가 자주 보도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김광석 위원(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나온 4월 11일자 기사가 인상 깊었지만 정작 인천에 관한 내용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실제 강화군에 있는 대명헌은 백범 김구 선생이 머물며 아이들에게 교육도 하고 독립투사들이 모여 회의도 하던 곳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소개하는 기사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인천지역에는 해양 사고 대비 훈련장이 없는 실정이다. 다행히 오는 6월 해양 종합안전비상훈련장(가칭) 건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이 마무리된다는 기사가 인천일보에서 나왔다. 이런 부분을 짚어준 건 상당히 좋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그치지 말고 추후 인천시의회나 시민단체 등 시민들이 힘을 합쳐 결의문 채택과 시민운동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천일보가 끝까지 관심 갖길 바란다.

▲김송원 위원(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최근 인천일보가 인천 현안인 동시에 다른 도시와 경쟁하는 이슈들을 잘 뽑아내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안을 뽑았으면 이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번 부산에서 열린 부산시와 민주당 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동남권신공항 재추진' 얘기가 나오자 인천일보가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그 이후 후속 조치 부분은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문제 지적은 잘했는데 마무리는 못 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요즘 떠오르는 이슈들은 다들 분석을 요구하는 기사가 많다. 수도권매립지 문제 같은 경우도 얼마 전 박남춘 인천시장이 정부 주도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음 날 바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하지만 언론에선 기자회견에 대한 내용만 나올 뿐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분석하는 기사는 다루지 않았다. 인천일보가 다양한 분석을 통해 해당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시민에게 알려주는 기사를 작성한다면 좋을 것 같다. 이 역시 언론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김용구 위원(인천시 사회적기업협동조합기관 센터장)
4월 5일자 '산업트렌드 하루하루 다른데 특성화고 선생님은 고령 시대' 기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만 분량이 조금 적다는 아쉬움은 있다.

현재 인천에 특성화고가 많지만 창업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비교적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인천지역 청년 창업을 높이는 방향의 기사를 쓴다면 좋은 영향을 끌어 낼 것 같다.

▲김흥규 위원(인하대 교육학과 명예교수)
4월 9일자 '무늬만 특례시, 법안은 개악이다' 사설이 기억에 남는다.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객관적·종합적 논조로 짚어야 할 부분을 잘 말했다. 그러나 4월 15일자 '월인천강지곡'에 나온 그림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일본 아베 총리를 '개'로 표현했는데 타국 지도자를 이렇게 그리는 건 정도가 지나쳤다고 본다. 좋은 사설을 쓰고도 정작 만화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없었으면 한다.

▲남흥우 위원(인천항을 사랑하는 800모임 회장)
현재 인천항의 가장 큰 문제는 주차장 부족과 관련된 민원이다. 화물차 주차장이 필요한데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반대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그리고 1-2단계 신항 건설하는 것도 올해 착공한다더니 아직도 무소식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인천일보가 단순히 상황 전달만 하는 것보다는 분석과 모니터링을 통해 보다 심층적인 보도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노백경 위원(에이스트리플파트너스 대표)
아무래도 신문을 읽는 독자는 젊은층 보다 고령층이 많을 것 같다. 이에 인천일보 지면 개선 방향으로 신문 글자 크기를 조금 키울 것을 제안한다. 나이 들면 노안이 오는 탓에 신문 글자를 알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령 독자를 목표로 한 노인 전문 면이 생긴다면 인천일보가 고객을 기반으로 한 신문으로 거듭날 것으로 생각된다. 고령층이 관심을 가질만한 건강과 취미 등을 중심으로 신문을 액티비티하게 만든다면 구독률이 오를 것 같다.

▲박미자 위원(인천만수초교 교장)
4월 19일자 '박 시장, 시 주도 88올림픽 생활관 재건립 선 그어' 기사는 이강호 남동구청장 공약 사업이 시에서 보조가 안 되는 탓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걸 보면서 시에서 관리하는 여러 시설물들이 떠올랐다. 예를들어 인천남동체육관과 선학체육관 등 관리비로 세금이 많이 들어가지만 정작 공간 활용은 제대로 안 되는 곳들이다. 인천일보에서 이 같은 문제가 개선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줬으면 한다.

최근 인천일보가 희망적인 내용의 기사를 많이 담아내고 있어 고무적이다. 앞으로도 밝은 쪽에 조명을 맞추는 기사를 많이 썼으면 한다.

▲이준한 위원(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근 서해5도 어장이 확장됐지만 조업 시간은 고작 1시간 늘어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어장이 너무 먼 탓에 타지역 어민들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타사는 문제 제기를 했지만 인천일보는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현안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다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최인걸 위원(유신 인천지사장)
4월 9일자 신문에 나온 박남춘 인천시장 사진을 보면 박 시장이 아닌 것처럼 사진이 잘 안 보인다. 또한 4월 16일자 신문에 '잊지않겠습니다'라는 사진이 지면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렇게 큰 비중을 두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사진과 관련해 더 많은 신경을 쓴다면 좋은 지면이 만들어질 것 같다.

▲김상원 위원(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교수)
현재 인천일보에 문화부 기자가 몇 명인지 의심스럽다. 3월25일자 기사를 살펴보면 박혜림 기자가 4개의 기사를 작성했고 4월 15일자에는 여승철 기자가 4개 등 특정 기자가 기사를 몰아 쓰고 있다. 기사를 많이 쓰는 게 문제가 아니라 기사를 효율적으로 나눠서 써야 제대로 된 기사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세종 위원장(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같이 인천과 다른 도시가 경합하는 경우 인천이 유치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기사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천이 유리하다는 내용만 보도되다가 갑자기 아무것도 아닌 결과가 나온다면 당혹스럽다.

앞으로는 어떤 내용에 대해 인천이 준비해야 할 것 등을 인천일보가 제시해 준다면 좋은 방향으로 흐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여승철 문체부장
올 초 인사이동으로 인해 문화부 기자 2명이 줄어들어 특정 기자가 문화부 기사를 전담하는 실정이다.
문화부는 특성상 마감이 오전이고 기획 기사 같은 경우 미리 취재하는 탓에 기사가 몰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다음번 인사 때 문화부에 기자가 새로 배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은경 사회부장
특성화고 얘기가 나왔는데, 그렇지 않아도 특성화고와 관련된 기획을 준비하고자 취재 기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실 특성화고와 관련해 약 15년전 기획 기사를 썼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세상은 기술이 중요하다고 수 차례 강조하지만 정작 정책은 후퇴하고 있다. 다른 지역은 특성화고 관련한 토론회도 활발하게 열리지만 인천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앞으로 이러한 점을 다루고 지적할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체육시설에 대한 기사도 검토 후 추진하겠다.

▲김칭우 경제부장
화물차 주차장 같은 경우는 안타까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를 두고 님비(Nimby)라고 지적하기보다는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더 나은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고민해 보겠다.

이젠 윽박질러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천시는 일방적으로 시민을 가르쳐선 안 되고 시민들도 집단행동으로 요구 사항을 얻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

문제 해결에 있어 민주주의가 활용될 수 있도록 인천일보 역시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간혹 기사가 지면 부족으로 잘려서 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부분이 독자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사소한 부분까지 최대한 신경 쓰겠다.

▲남창섭 정치부장
최근 세월호와 인천 공공의료, 임시정부 관련 기획 기사가 나갔다. 기획 기사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신경 쓰고 준비하고자 한다.

오늘 지적받은 문제 제기 이후 후속 보도가 부족하다는 점은 일부 인정한다. 후속 보도에 신경을 안 쓰는 건 아니고 숨 고르기를 하며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실제 수도권매립지 관련해서는 관련 기사를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 고령층을 위한 콘텐츠 확대 방안에 대해선 공감하며 이뿐만 아니라 청년층 독자를 잡기 위한 온라인과 SNS 강화 방안 등도 추진하고자 한다.

▲윤관옥 편집국장
김영환 대표가 새로 취임하고 발전하는 인천일보를 만들고자 최근 '2030 인천일보 비전 위원회'를 발족하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오늘 시민편집위원회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경영과 취재 등 인천일보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어느덧 오는 7월 15일 인천일보가 창간 31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쉼 없이 달린 인천일보가 미래의 성장 방향도 잘 잡을 수 있도록 시민편집위원회가 중요한 지적을 많이 해주길 당부한다.

/정리=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