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회장 일가 지분 담보 조건 … 금호고속에도 '1300억' 투입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매각 기간 중 경영안정과 항공기 운항 차질을 막기 위해 1조6000억원의 유동성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23일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합병(M&A) 기간 중 경영안정과 항공기 운항 차질 방지를 위해 영구채 5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의 지원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방안은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거쳤다.

영구채 5000억원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을 확보를 지원할 방침이다. 마이너스통장 개념의 한도대출(크레딧 라인)로 8000억원, 운용리스 항공기에 대한 보증을 위해보증한도(Stand-by L/C)로 3000억원이다.

우선 채권단의 대규모 금융지원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전제 조건이다. 매각 구속력을 높이기 위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의 계열사 보유 지분을 담보로 잡았다.

금융지원의 담보는 금호고속 지분이다. 박 전 회장 배우자, 장녀 등 보유지분 4.8%(13만3990주), 금호타이어 담보 해지시 박 전 회장과 아들 박세창 보유지분 42.7%(119만7498주)다.

채권단은 이같은 조건을 담아 박삼구 전 회장 일가와 금호고속,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특별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특히 금호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실패할 경우 담보로 잡은 지분을 임의의 조건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상표권 확보도 포함한다.

또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전제로 금호산업 주식 45.3%를 담보로 금호고속에 1300억원의 브릿지론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호산업 지분 45.3%를 담보로 받은 대출을 지원하는 것이다. 채권단은 금호고속의 공공적 교통 인프라 기능을 고려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단기차입금 5737억원 증가를 공시하고 "산업은행의 한도여신(Credit Line) 제공 관련 계약체결"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기자본의 52.48%에 해당하는 규모로 차입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다. 단기차입금은 기존 3707억4400만원에서 9444억4400만원으로 늘어난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