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논설실장

문화가 있는 삶을 추구하는 시대다. 1972년 문화예술진흥법을 필두로 2013년 12월 문화기본법, 2014년 1월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됐다. 이른바 '문화 3법'이다. 문화를 향유할 '문화권'을 사회적 기본 권리로 인정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문화 활동과 참여를 지원하게 됐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의 날'이다. 특히 공공기관은 의무 시행의 날로 '야근'이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문화 참여와 향유의 공공 인프라가 매우 부족하다는 불만도 섞여 나온다. 이에 따라 대중문화의 그늘을 벗고 지역문화, 생활문화가 새로운 생활의 가치로 부상하는 추세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인가. 경제력인가. 아니다." "인류의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라는 김구 선생의 문화예찬도 있었다. 3·1운동 100주년의 뜻깊은 해를 맞아 인천시 중구는 청년 김구의 역사적 의미를 상고하는 학술포럼도 열었다. 한성임시정부 13도 대표자회의가 열린 1919년 4월2일 이후 꼭 100년이 되는 날 '독립운동 역사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청년 김구'(연구책임자 강덕우 인천개항장연구소 대표)를 주제로 인천감리서 터 주변의 역사·문화 공간 조성 방안이 논의됐다.

누구나 차별 없는 문화향유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문화 요소는 지역 정체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개인과 지역, 국가에 미치는 문화의 편익은 다양하다. 최근 '공적 영역의 문화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지역주민 간 문화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지난달 25일 인하대 산학협력단(단장 서태범)이 '연수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의 일환으로 실시한 '연수구 주민의 문화수요조사'의 분석결과다. 이 조사는 지난 1월14일부터 26일까지 전문 조사원을 통한 면접 설명 방식으로 실시됐고 유효 표본은 총 503명이다.

연구책임자 김상원 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교수에 따르면 "연수구의 구도심 옥련동·청학동·연수동의 경우, 생활만족도 및 문화향유기회 만족도가 타 지역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연수구민들이 연수구 내에서 문화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고 문화가 도시를 이끄는 힘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커뮤니티 문화를 증진해 주민 생활문화 만족도를 높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