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정 음악치료사

사춘기는 생리적으로 뇌하수체에서 나오는 성선 자극 호르몬이 작용해 남성, 또는 여성 호르몬의 활동이 활발해짐으로써 신체적으로 성숙되는 기간이며 동시에 감정적으로는 혼돈과 불안이 오는 시기이다. 이때는 이성과 사회에 대한 관심은 커지는데 상황을 받아들이고 조절하는 능력은 아직 미약하여 정신적인 불균형을 이루게 돼 생활 자체가 모순투성이가 되기도 한다. 사춘기를 겪는 아동, 청소년기에 '파괴적, 충동조절 및 품행장애'(Disruptive, Impulse-Control and Conduct Disorders)가 많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등의 현상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때 연루된 가해자는 아동, 청소년기에 발병하는 파괴적, 충동조절 및 품행장애(DICD)와 연관이 있다. 이는 신경발달장애의 범주에 해당되는 청소년기 질환 중 하나로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침범하며, 자신의 나이에서 지켜야 할 사회적 규범을 어기는 행동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DICD에 대해서 음악치료 접근은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 상담 및 다른 여러 치료분야와 마찬가지로 음악치료에서도 그 접근이 상당히 까다롭고 어려운 부분이 사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DICD를 치료적으로 접근하고자 할 때 치료사가 그 문제적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 치료적 효과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치료사는 행동을 일으킨 원인을 먼저 찾아야 하며, 그곳에서 치료가 시작되어야 한다.

음악은 아동, 청소년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도구다. 이 시기에 음악의 영향력은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강력하며 이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음악치료는 그러한 점에서 아동, 청소년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음악은 청소년들의 정서 발달과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준다. 또 음악은 아동, 청소년이 자아를 표현하는 매개체다. 그들은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데 굉장히 익숙하기 때문에 음악을 이해하는 것은 그들의 사고와 심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아동, 청소년에게 음악은 언어적 소통을 대체한다. 무엇보다 그들은 성인보다 음악에 훨씬 더 민감하다. 그러므로 반사회적인 성향을 가진 DICD 아동, 청소년과 쉽게 라포를 형성하고 치료 개방을 하기 위해 음악은 아주 효과적인 다리 역할을 해 줄 수 있다.

이러한 관계 형성이 완성되면 각각의 행동의 원인에 대해 개별적 접근이 시작될 수 있다. DICD에 대한 음악치료 프로그램은 자기조절 능력, 긍정성, 대인 관계 능력 그리고 통합 영역이라는 4가지의 적용 영역을 갖는다. 타악기 즉흥 연주, 특히 드럼 연주는 두드림을 통해 분노를 표출하면서 자신의 분노를 스스로 인식하게 되고, 건강한 분노 조절을 통해 부정적 감정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조절 능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노래 만들기'는 현재의 나에 대한 '나의 노래'를 만들고 미래의 나를 위한 버킷 리스트를 만들면서 긍정적인 자아와 자기 미래를 인식하게 돼 아동, 청소년들의 긍정성을 높여준다. 또한 '악기연주 및 노래가사 만들기'는 다양한 타악기를 함께 연주하면서 서로를 인식하고 배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공동의 관심사에 대한 노랫말을 같이 만들고 부르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힐 수 있기 때문에 대인 관계 능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음악극'을 통해서도 변화된 자신과 미래의 꿈을 상징화한 악기로 역할극을 하며 통합적 영역에 발전을 줄 수 있게 된다. DICD를 가진 아동, 청소년은 당사자인 자신을 비롯하여 가족도 고통을 받게 되지만, 부적응 행동이 반사회적 형태로 나타나게 되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의 경험을 주게 된다는 것에 있어서 자신의 문제행동으로만 끝날 수가 없다. 따라서 사회의 문제로 인식하여 치료적 개입을 가정 내에서의 인식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와 학교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치료 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김윤정 음악치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