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섭 중서부취재본부 부국장

"배곧대교 건설사업이 (시민의)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은 20대 첫 번째 사업으로 배곧대교를 해냈다고 시민들에게 20대 당선 후 첫 의정보고를 했다. 그런데 인근 지자체인 인천시와 충분한 협의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배곧대교 건설사업을 추진한 결과 인천시로부터 대놓고 개 무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 16일 시흥시의회 제26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홍원상(다선거구)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배곧대교 건설사업과 관련해 시 정부를 질타했다.

배곧대교는 지난 2014년 10월 당시 한진중공업이 시흥시에 소위 BTO(수익형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제안한 교량 건설 사업이다. 총사업비 1820억여원을 들여 총 연장 1.89㎞, 왕복 4차선(폭20m) 규모로 배곧중심대로와 송도신도시를 연결한다는 것이다. 사업 제안 당시 시와 제안자는 2018년 7월에 착수해 오는 2022년 6월에 완공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사실이 발표되자 2014년 11월 중순에 인천환경운동엽합 등 인천지역 5개 시민단체가 '배곧대교 건설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제7대 시흥시의회와 시흥 시민사회도 "차량 정체와 환경 등 다양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며 배곧대교 건설에 적극적이지 않거나 관망하는 자세를 보였다.

배곧대교 건설 문제는 2015년과 2016년 상반기 얼추 2년 남짓 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지체된 후 2016년 8월쯤 시흥시와 사업제안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비용편익(B/C) 분석 결과 1.05로 사업 타당성이 높게 나왔다고 발표한다. 이후 행정 절차는 급물살을 타 2016년 11월 '배곧대교 민간투자사업 제3자 제안 공고 동의안'이 시의회를 통과했고, 동년 12월 제3자 제안공고와 2017년 4월 (가칭)배곧대교(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시흥시와 사업제안자의 배곧대교 사업 절차는 2017년 4월에서 멈춰 섰다.
사실상 사업착수 5년이 지났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오리무중이다. 우선, 사업 시행 주체들이 '주먹구구식 진행'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박남춘 인천시장이 "배곧대교 건설 찬성한 적 없다"고 언급한 사실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이미 인천 지역사회는 사업 초기부터 배곧대교 건설에 우호적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환경단체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하나는 시흥시가 그동안 사업의 최대 파트너인 인천시와 어떤 협의 과정을 거쳤는지 뚜렷한 설명이 없다. 제7대 시흥시의회는 배곧대교 제3자 제안공고 동의안에 대해 승인하면서 '각종 문제점 대책 수립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5년 동안 정치권력이 바뀌었다. 제8대 시흥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시민이 동의하지 않는 사업은 승인할 수 없고, 누가 배곧대교 사업을 지지했느냐"고 일갈했다.

시흥시와 사업제안자는 2000억원 남짓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을 준비하면서 인천시와 공식적으로 어떤 협상을 벌였는지와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 무슨 대책을 수립했는지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흥시나 사업제안자는 "5년 동안 시흥시민을 속인 것 아니냐"는 비난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김신섭 중서부취재본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