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부족" 조합 주장에
"못 믿겠다" 회계감사 의뢰
8년치 자료 전부 들추기로
김포시가 기반시설 설치공사 지연으로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풍무2지구 도시개발사업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22일 시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오는 7월까지 5400만원을 들여 회계법인에 의뢰해 이 사업 시행사인 풍무2지구 도시개발조합에 대한 회계감사에 착수한다.

앞서 시는 시의회에 회계감사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난달 추경예산안 심의를 통해 용역비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시는 조합설립이 승인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8년치 자금차입 등 수입과 지출은 물론 계약체결과 정보공개, 시공사 입찰까지 들여다 볼 계획이다.

도시개발법은 민간이 추진하는 도시개발사업에 대해 지정권자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사업 시행자에게 보고나 자료제출 요구를 명하거나 회계감사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에서는 사업진행 상황 점검을 넘어 자금흐름 등 사업전반에 대한 회계감사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추경을 통한 용역비 확보와 3달 가까이 진행될 이번 감사는 사업비 부족을 내세운 조합의 요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 계획됐다.

조합이 제출한 자료의 신뢰성도 감사의 단초를 제공했다.
이 조합은 진학연령 감소 등으로 교육청이 매입 계획을 철회한 1만3203㎡의 학교시설용지가 채비지로 전환되자 기반시설 공사지연에 따른 민원을 들어 공사비에 충당한다며 이 부지 용도를 준거지로 변경해 줄 것을 시에 요구했다.

풍무동 284의 8일대 71만934㎡에 스카이랜드㈜가 2010년 김포시로부터 인가를 받아 설립한 이 조합은 자격 등의 문제로 그동안 두 명의 조합장이 바뀌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풍무2지구도시개발사업은 2013년 착공해 2016년과 2018년 각각 2712세대와 2467세대가 입주했지만 김포도시철도 개통을 앞두고 도로 등 기반시설 공사가 80%에 머물면서 민원이 제기됐다.

문제는 위법 사항이 드러나면 사법 당국에 고발하겠다는 시의 방침에도 감사결과에 따라 면죄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조합원조차 사업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믿지 못하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면죄부가 될 수 있지만 조합원 부담 최소화와 민원해소, 공사지연 원인과 책임규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감사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