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할 일" … 과천초교 역사 바로잡기 온힘


국립중앙도서관 자료로 '1900년 개교' 고증
"당시 사립 학교는 계몽·독립 운동의 산실"



"잘못된 학교 역사를 바로잡는 것은 자긍심과 민족정기 고양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과천초등학교 개교역사 바로세우기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과천향토사연구회 정재성 회장(과천초 총동창회 감사·57회)의 신념이다.

그는 "올해가 3·1독립만세운동·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일제에 의해 잃어버렸던 교권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역설한다.

특히 100년 역사가 넘는 과천초등학교 개교연도가 일제시대인 1912년으로 되어 있는 데, 이것을 대한제국 시대인 1900년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17년 과천초교 개교일이 잘못된 것 같다는 당시 이용석 과천문화원장과 총동창회 김호지 회장의 지적에 따라 관련 역사자료 수집에 나섰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구한국 관보'는 물론 과천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한 신종묵·이충구의 '우산만고(愚山晩稿)' 등 관련 자료를 수없이 살핀 끝에 과천초가 고종황제 시절인 광무4년(1900년 7월20일) 과천군공립소학교로 출발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과천군공립소학교는 1907년 과천공립보통학교, 1910년 사립과천보통학교로 개칭되었다가, 조선총독부가 대한제국의 민족교육을 말살하고자 1912년 2월13일 과천공립보통학교로 명칭을 변경해 인가를 내줬다.

정 회장은 "당시 사립학교는 계몽운동과 독립운동의 산실로 한국 역사 및 군사훈련까지 가르쳤는데, 일제는 식민지 정책에 큰 위협이 돼 말살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천초교는 일본인 이와키리 교장이 부임한 1912년 4월 1일을 개교일로 알고 그동안 각종 기념행사를 치러왔다. 2012년엔 교정에 개교 100주년 기념탑까지 세웠다.

일제가 마치 한국 국민을 위해 학교를 자신들의 시혜품인 양 꾸며놓은 일을 아직까지 그대로 따라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 스스로 반성할 점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천초의 역사적 사료가 고증된 만큼, 이를 학교 관계자, 학부형 대표, 총동창회 등에 알려 교정에 세워져 있는 개교기념비부터 교체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뒤늦게나마 일제에 의해 왜곡된 과천초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게 돼 다행이다"라며 앞으로 "이 일과 함께 지역의 향토문화 발굴과 보존사업에 여생을 바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과천=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