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굿네이버스 인천본부장

세 아이를 키우다보니 아이들의 놀이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내가 어린시절 놀던 모습과 달라 신기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놀이를 위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속도가 내 생각보다 훨씬 빨라 놀랍기 때문이다. 첫째인 아들은 얼마 전부터 매일 두세 시간씩 하던 축구를 뒤로하고 귀가 시간이 빨라졌다. 날씨도 좋은데 왜 일찍 들어오냐는 물음에 "뭐하러 밖에 나가? 다 모여서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는데. 어차피 이따 밤에 친구들이랑 영상통화하면서 놀기로 했어"라고 디지털 네이티브다운 대답을 한다. 둘째인 딸은 집에서 유튜브로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틀어놓고 열심히 춤 연습을 하는데, 점심시간마다 열리는 '춤 배틀' 때문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춤을 제일 잘 추는 '춤 짱'을 이기는 것이 목표란다. 이렇게 알게 된 최신 놀이문화를 자랑하고 싶어 막내에게 "너도 요즘 쉬는 시간에 춤 배틀을 하면서 노니?"라고 물어봤더니 막내는 언제적 얘기를 하냐는 표정으로 "아빠, 누가 촌스럽게 그러고 놀아. 요즘 애들은 틱톡하고 놀지"라고 아리송한 대답을 한다.

내가 어렸을 때는, 가수 '자전거 탄 풍경'의 노래 '보물'의 가사처럼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말타기 등을 하며 놀다 보면 정말 하루가 너무나 짧았다. 요즘 아이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겠지만, 공 하나만 있어도 여러 가지 새로운 놀이를 개발해서 놀았던 기억이 난다. 요즘 아이들은 내가 놀던 때와 매우 다르다. 놀 수 있는 환경도 다르고, 할 수 있는 것도 다르다. 아빠로서 아이들이 스마트폰에만 푹 빠져서 신체활동도 안 하고, 공부도 등한시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이 될 때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으로 공부도 하고 그것을 활용해서 신체활동도 한단다. 놀이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들만의 놀이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신인류인 우리 아이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또래 관계를 형성하고, 놀이를 통해 세상의 많은 지식을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보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요즘 아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긍정적인 놀이 환경과 콘텐츠가 없다고 아쉬워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굿네이버스 인천본부는 SK인천석유화학과 아이들이 즐겁게 놀면서 과학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분야 사회공헌사업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인천지역의 아동들이 과학을 놀이 활동으로 좀 더 쉽고 재밌게 접하게 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굿네이버스와 기업, 지역사회의 다양한 네트워크가 협력하여 이 놀이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동들의 심리적인 상태도 점검하여 아이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더 나아가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 앞으로 더 전문가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멘토링과 직업 체험활동을 연계하는 등 장기적인 계획을 여러 구성원들과 함께 그리고 있다. 인천지역의 다양한 네트워크가 모여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과학의 즐거움을 알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하는 이번 사업이 잘 진행되어 노하우가 쌓이고, 새로운 모델로서 발전하게 된다면 인천의 이 다이나믹한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있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응원하는 지역사회의 기업과 자치단체, 여러 구성원이 있어 인천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놀이에 대한 문화는 계속 바뀌겠지만, 아이들에 대한 인천의 꾸준한 지원과 협력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놀면서' 즐겁게 미래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김기영 굿네이버스 인천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