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 무단 출입' 갈등 이어
시장 "생각없이 예산 뚝뚝 잘라"
의회 "주민 대표기관 무시 발언"
포천시와 시의회가 힘겨루기 끝에 결국 충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의회 본회의장 무단 출입으로 갈등을 빚은데 이어 이번에는 박윤국 시장의 부적절한 발언이 화근이 됐다.

21일 시와 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지난 3월18~29일 제139회 임시회를 열고 2019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의·확정했다.

시가 제출한 추경예산 중 고모리에 조성사업 타당성조사 수수료와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재수립 4억원, 대한노인회 포천시지회 인건비 219만원 등 41억6000만원을 삭감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지난 1일 월례조회에서 불만을 드러냈다. 박 시장은 "의회가 사명감보다는 권한을 앞세워 예산을 생각없이 뚝뚝 잘라버렸다"며 의회를 질타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의회는 박 시장의 발언은 의회를 무시한 행동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화가 난 의원들은 지난 2일 박 시장을 의회로 불러 부적절한 발언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의원은 "의회는 주민이 선출한 주민 대표기관이다. 공직자들 앞에서 의회를 무시한 발언은 주민을 무시한 행동"이라면서 "의회는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앞서 지난해 12월19일 열린 제137회 정례회 제8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선 본회의장 출입을 놓고 해프닝이 벌어졌다.

시의회 규칙 86조에 따르면 '본회의장에는 의원·관계공무원 기타 의안심의에 필요한 자와 의장이 허가한 자 외에는 출입할 수 없다'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철휘(포천·가평) 위원장과 경기도의회 이원웅(포천2)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왔다. 자리에 앉아 있던 김덕진 총무국장은 자리를 양보하고 다른곳으로 이동했다.

이들이 본회의장에 있는 동안 손세화 의원과 박창화 부시장의 질문과 답변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송상국 의원이 긴급발언을 통해 정회를 요청했다. 회의는 10시31분 중단됐다. 이들은 본회의장에서 30분 이상 자리를 지켰다. 의회 회의록과 동영상에는 당시 상황이 자세히 보존돼 향후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직 의원인 B씨는 "의회가 개원된 이후 28년 동안 의회 절차없이 본회의장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라면서 "특히 시정질문하는 자리에 관계공무원의 자리를 빼앗은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탄했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