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까운 특수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싶은데 보낼만한 학교가 없네요."

인천 모 특수학교로 자녀와 함께 등하교하는 A씨는 하루하루 버스, 지하철과 씨름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일반학교로 아이를 보냈지만 적응을 힘들어하자 먼 거리에 있는 특수학교를 선택했다. 결국 서구에 사는 A씨는 지역 내 특수학교가 없어 대중교통으로 왕복 2시간 거리를 오가고 있다. 그는 "오후 2~3시 지하철로 부평역쯤 지나면 부모 손 잡고 타는 아이들 자주 보실 거예요. 따듯하게 생각해 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인천에서 특수교육이 필요한 장애 학생 수가 5772명을 기록했다. 저출산으로 전체 초·중·고 학생들은 해마다 줄고 있지만 장애 학생은 2014년 5302명에서 5년 새 8.9% 증가했다.
교육부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인천지역 특수학교는 모두 9곳이다. 부평구 4곳, 남동구 2곳, 계양구 1곳, 연수구 1곳, 미추홀구 1곳 등이다. 나머지 5개 군구에는 특수학교가 없다.

반면 장애 학생 수가 5926명인 부산의 특수학교 수는 인천보다 6곳 더 많은 15곳이다. 학급수도 부산, 인천 각각 352개·268개, 교원 수는 628명·422명으로 부산이 인천을 앞서고 있다. 부산 15개 특수학교에는 모두 1814명, 인천 9개 특수학교에는 모두 1497명이 재학 중이다. 심지어 장애 학생이 4855명으로 인천보다 적은 대구의 특수학급 수는 인천보다 5곳 많은 273개다.

인천 특수학교 수가 부산, 대구 등 다른 광역시보다 적다 보니 장애 학생 학부모들은 등하교 전쟁을 치르고 있다. 부산은 특수학교 학생 1814명 중 통학버스 이용자가 1237명으로 이용률 68.2%를 기록하고 있지만 인천은 1497명 중 856명으로 57.2%에 그쳤다. 특히 대중교통 부분에선 부산이 75명(4.1%), 인천이 258명(17.2%)으로 집계됐다.

인천지역 한 중학교 특수학급 교사는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을 중시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따돌림 같은 문제를 보면 서로 장단이 있다"며 "특수학교, 일반학교가 같이 비율을 맞춰야 하는데 인천은 일반학교에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