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온호, 다른 나라와 격차 … "1.5m 얼음 깰 수 있는 1만t급 이상 선박 건조" 제기
▲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쇄빙연구선 건조 추진 공청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급격한 기후 변화 등으로 북극 연구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 유일한 쇄빙연구선은 북극의 하계 기간에도 중앙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쇄빙연구선 건조 추진 공청회'에서 이용수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새로운 쇄빙연구선의 필요성을 이같이 밝혔다.

현재 우리가 운용 중인 유일한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7507톤 규모로, 1m 두께 얼음을 3노트 속도로 깰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올해 중국이 운용을 시작하는 '설룡 2호'는 1만3990톤 규모에, 같은 속도에서 1.5m 두께 얼음을 깰 수 있는 쇄빙능력을 보유했다.

이처럼 타 국가와의 쇄빙연구선 기본 능력 차이가 벌어지면서, 우리의 극지 연구 역량도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아라온호를 보완할 수 있는 신규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해에 이어 오는 5월 과학기술정통부에 수시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으로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통과할 경우 2020년부터는 본격적인 건조 사업을 시작해 2025년에는 신규 쇄빙연구선을 취항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규모 산정에 고민이 깊었다는 설명이다.

쇄빙연구선 규모가 커질수록 투입해야 하는 예산이 많아지다보니 기본 절차인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문제가 되는 까닭이다. 실제 지난해 5월에는 해수부의 예타조사 신청 결과 예산 문제로 '미시행' 결정이 나기도 했다.


이날 올해 기본 추진계획을 설명한 서원상 제2쇄빙연구선 건조사업단 단장은 "북극해에도 여러 국가들의 배타수역이 존재하다보니 실질적으로 우리가 연구할 수 있는 지역은 중앙공해가 유일하다. 이곳을 자유롭게 다니려면 최소한 1.5m 깊이의 얼음 쇄빙능력이 필요하다"며 "이에 최소한 1만1500톤급의 선박 규모로 연구를 위한 모듈화 중심의 공간을 구상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일부 토론자들은 추진 과정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앞서 아라온호도 애초 1만톤 이상으로 축조할 계획이었으나 추진 과정에서 7507톤 규모로 줄었기 때문이다.

정동구 대우조선해양 부장은 "특히 선박 수주 사업방식에 문제가 있다. 대부분 함정사업을 일괄적으로 수주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라며 "규모를 키우고 첨단기술을 적용는 대신에 오히려 줄이기가 쉬워진다. 연구시설·안전시설 등을 충분히 설치하기 위해서는 일반 계약 방식으로 신규 쇄빙연구선을 수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