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준 전 사회복무요원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안산시니어클럽'에서 지난 2016년 2월18일부터 2018년 2월17일까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다. 장래 특별한 꿈이나 희망 없이 학교를 다녔던 대학생이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해야 하는 2년이라는 군복무이지만 적당히 시간을 때우자는 생각과, 복무기관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된 복무였다.
그런데 인천병무청에서 받은 교육과 복무지도관의 친절한 상담을 통해 마음의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며 겪은 사회복지 관련 경험은 내 삶의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으며, 사회복지사의 꿈 또한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안산시니어클럽에서의 임무는 일자리를 알아보러 오는 시니어들에 대한 상담, 홀몸 어르신 영양관리사업인 도시락 밑반찬 배달, 노인들을 위한 행사 현장 지원, 노인 일자리사업 사무보조 등의 일이었다.
복무 중에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홀몸 어르신 도시락 밑반찬 배달 중에 발생한 일이었다. 매주 2회 35곳에 배달했는데,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배달을 하던 중 집안에 인기척이 있어 문을 두드렸으나 어르신이 나오지 않아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어르신이 눈을 감싼 채 "앞이 안 보여∼"하며 울고 계셨다. 몸 상태를 확인한 후 바로 복무기관에 알려 병원으로 안내했다. 이후에 연락을 받아보니 급성으로 백내장이 악화돼 생긴 증상이었다. 그 어르신은 안산 생활협동조합기관에서 병원비 등을 지원받아 수술을 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됐다. 도움을 드린 어르신에게 배달을 갈 때마다 '너무 고마웠다'며 요구르트 한 줄을 챙겨주는 모습에 '나의 작은 행동이 어르신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는 보람을 느꼈다. 이를 통해 사회복지라는 일에 좀 더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그 뒤로도 어르신들과 가까워질수록 어르신들과 함께 좋은 경험을 쌓게 됐다. 나의 작은 행동이 또 다른 곳에 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며 군 복무를 더욱 충실히 할 수 있었다.
더욱이 안산시니어클럽 관장과 사회복지사들의 따뜻한 말씀과 조언, 격려 덕분에 더욱 더 적극적으로 맡은 일을 열심히 하게 됐다. 그런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관장께서 사회복지사 취업 기회를 제안해 줬다.
그래서 현재는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사회복지사의 길을 선택하여 안산시니어클럽 직원으로 채용돼 근무하고 있다.

인생에는 3번의 기회가 온다고 들었다. 꿈 없이 그냥 흘러가던 내 인생에 안산시니어클럽이라는 곳은 3번의 기회 중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큰 기회를 준 사회복무요원 제도와 안산시니어클럽 관계자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현재 일과 함께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며 자기계발을 위한 공부를 병행해 나가고 있다. 사회복지사로서 마지막 단계인 실습과정도 준비 중이다. 앞으로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적 사명감을 갖고 복지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더 나은 복지를 제공하고 싶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