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려는 자, 지금이 적기

 

▲ 봄(春)은 선비(士)가 책(曰)을 받쳐 들고( ) 공부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림=소헌

 


"봄, 봄, 봄, 봄이 왔네요. 그대여 나와 함께 해주오. 이 봄이 가기 전에."
'봄 봄 봄'이라는 봄노래로 큰돈을 벌고 유명해진 26살 젊은이가 음란물유포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었다. 교수로 있는 그의 아버지는 온라인에서 함께 표기했던 아들의 프로필을 삭제했다.

완연한 봄이다. 봄은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활기찬 한창때를 비유하며 희망찬 미래를 암시한다. 봄은 청년이요, 봄바람은 푸르고 젊은 따뜻한 바람이다. 이에 반하여 가을바람은 서늘하고 소슬하다. 심지어 어떤 이는 아예 가을서리 '추상秋霜'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춘풍추풍(春風秋風) '봄바람으로 남을 대하고 가을바람으로 나를 대하라'는 우리 속담을 '4자속담'으로 담았다. 의역하면, 다른 사람에게는 부드럽게 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하라는 뜻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의 행동에 비판을 잘한다. 사람의 귀는 둘이요 입은 하나인 이유와도 통하는데, 바로 듣기를 많이 하고 말은 적게 하라는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이 성행하는 때에 새겨둘 만한 문구다.

▲春 춘 [봄 / 젊음 / 청춘]

1. 春의 5획까지는 나무 덤불(夫)이며 아래는 꿈틀거리는 해(日)라고 할까? 옛글자 [춘]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풀 초)와 싹이 돋아나는 모습을 한 屯(진칠 둔)과 日(해 일)이 만났다. 봄은 풀(초)이 싹을 돋우려고(屯둔) 햇빛(日일)을 받는 계절이다.
2. 春을 글자 모양 그대로 士(선비 사) (받들 공) 曰(말할 왈)로 보자. 선비(士)가 책(曰)을 받쳐 들고 공부하기 좋은 계절이다.
3. 工夫하는 사람은 나이(日일)가 들어도 靑春인 것이다.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風 풍 [바람 / 풍습 / 병]

부수 風은 주로 단독으로 쓰며 약자는 []이다.
1. 風은 바람에 움직이는 배의 돛(凡범)을 그린 글자다.
2. 불어오는 바람이요 뻗치는 기세며 풍속이다. 3무릇(凡범) 바람이 지나간 다음에 병충해(충)가 온다. 벌레는 바람(風풍)을 타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靑春,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청춘예찬' 中. 인생의 황금시대인 오직 청춘에게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이 젊음이지만, 나이든 노인이라 해서 무조건 배제할 수는 없다. 필자는 주장한다. '공부하는 사람은 누구나 靑春'이라고. 다행히 그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졌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봄바람이 콧바람 되어 허송세월로 보낼 수야 없다. 연못가의 봄풀이 채 꿈도 깨기 전에 계단 앞 오동잎이 이미 가을을 알리기 때문이니. '권학문勸學文'에서 봄이 주는 교훈을 찾자.

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 소년이로학난성 일촌광음불가경
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 미각지당춘초몽 계전오엽이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