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현지사 화재의 진상을 규명하고자 국회 청문회가 열렸지만,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불출석을 이유로 자유한국당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1시간 넘게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오전 '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을 논의하는 전체회의를 열었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KT 아현지사 화재' 이후 진상 파악을 위해 4개월 만에 열린 청문회다. 민원기 과기정통부 2차관을 비롯해 황창규 KT 회장, 오성목 KT네트웍스 사장 등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실상 핵심증인인 KT 회장이 출석했음에도 한국당 의원들의 반발로 1시간 넘게 질의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유영민 장관이 불출석을 문제 삼아 '청문회 연기'를 주장한 것. 앞서 유 장관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동행을 위해 출국한 상태다.


김성태 한국당 간사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 청문회의 목적인데 (주요 증인인) 과기부 장관이 나오지도 않았다. 국민들 보기에 빈 강정 격이다. 이같은 정부·여당의 청문회 무력화 시도 때문에 (청문회) 연기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10분 가까이 정회한 이후 시작된 청문회도 마찬가지였다. 계속해서 야당 의원들이 반발을 이어갔다. 이를 제재하는 과정에서 노웅래 과방위원장의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노 위원장은 "각당 입장을 들었으니 바로 (질의를) 진행했으면 한다. KT를 봐주기 위해 시간 끄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지금 상황이 찌질하지 않냐"고 말한 것. 이에 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당시 화재는 주변 소상공인들이 힘들어했던 대표적인 재난이다. 이를 관리하는 핵심 증인인 장관 출석 요구는 당연한데, 찌질하다라고 말하면 어떡하냐"며 항의했다.


결국 속개한 지 15분이 지나고서야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됐다. 이어지는 질의에서는 KT가 화재 사건 이후 소방청 조사를 비롯해 국회 청문회 등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간사 김성수 의원은 "지난 1월 10일 KT에서 황 회장 직인을 찍어 보낸 정보통신 협력사 필수준수사항 이행에 관한 공문을 보면, 업무상 비밀을 유출·누설하거나 사업장·시설물에 제3자 등을 출입 혹은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에 대해 평가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준수를 통보하고 있다"며 "소방청 조사 방해 정도가 아니라, 청문회 관련 자료 요구에도 응할 수 없도록 압박을 가한 것이다. KT 노조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에 황창규 KT 회장은 "오늘 처음 안 사실이다.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 세세히 알지 못한다"며 "이전에 화재조사에 적극 지원하라고 당부했다"고 답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