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송도신항 임시터미널에서의 크루즈선 환영식.


2015년 6월12일, 두 척의 크루즈선이 송도 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에 닿았다. 배 안에는 중국 관광객 6000명이 타고 있었다. 그들은 '뉴스킨(NU SKIIN) 차이나' 기업의 인센티브 투어로 한국의 인천을 택했다. 임시 크루즈터미널에 도착한 후 들뜬 마음으로 하선을 준비했다. 부둣가에는 불꽃놀이와 함께 그들을 맞이하는 성대한 환영식이 열렸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내리지 않았다. 아니 내리지 못했다.

불운하게도 2015년 5월 급성 호흡기 감염병 메르스가 그들보다 먼저 한국에 상륙했다. 우리나라에서 186명의 환자 중 38명이 사망하는 등 당시 분위기는 공포 그 자체였다. 메르스는 끝내 그들이 한국 땅 밟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두 척의 크루즈는 인천을 뒤로 하고 바다로 나갔다. 어쩌면 수백억원이 뿌려질지도 모른다는 커다란 기대는 허망한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당시 크루즈선 발코니에서 얼굴만 내민 그들을 위해 인천시는 물심양면으로 모든 역량을 다 모아 환영식과 한류공연을 선보였다. 당시 크루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양 기대가 너무나 컸기 때문에 실망감도 그만큼 컸다.

4년이 지난 지금, 그 절실했던 기대가 바야흐로 현실로 다가온다. 4월26일, 국내 최대 규모의 인천크루즈터미널이 개장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22만5000t급 크루즈가 정박할 수 있는 길이의 부두를 갖췄다. 2대의 이동식 탑승교를 설치해 시간당 1000명 이상이 빠르게 승·하선 할 수 있는 규모의 터미널이다.
올 11월까지 5만명의 관광객이 22척의 크루즈선으로 입항할 예정이다. 이달 26일 처녀 출항하는 크루즈선에 올라 꿈이 현실이 되는 벅찬 순간을 맞이하며 그 광경을 카메라에 생생히 담을 것이다.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