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경연 … 동일인이 다른회사로 '재하청·홍보' 맡아

분리 발주·수의계약 뒷말

화성시문화재단이 지난해 밴드 경연대회를 진행하면서 서철모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인물에게 특혜준 정황이 속속 드러나 논란이다.

<인천일보 2018년 12월 7일자 9면>

논란이 된 인물은 기획(행사대행) 홍보사 2곳을 운영하면서 같은 행사를 각각 다른 업체 명의로 일명 쪼개기 수의계약으로 행사 일부를 수주하는가 하면 주 운영사로부터 재하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화성시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문화재단은 지난해 9∼10월 '라이징스타를 찾아라'라는 제목으로 밴드 경연대회를 진행했다. 앞서 문화재단은 같은 해 8월 밴드 경연대회 운영·홍보 업무를 영화잡지사인 C업체와 제한 경쟁 입찰로 1억6700여만원에 계약했다.

이후 C업체는 K씨가 대표로 있는 M업체에 1억3000여만원에 재하청을 줬다. 문화재단은 C업체의 재하청을 승인했다.

문화재단은 K씨가 대표로 있는 또 다른 명의 W업체에 같은 행사인 밴드 경연대회 초청공연을 따로 떼 5500만원에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문화재단이 예산 항목에 정해진 한 행사를 분리 발주해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K씨는 다른 명의 업체 2개로 같은 행사 전체 예산 2억1500만원 가운데 1억8500여만원의 계약을 따낸 셈이다.

K씨는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서철모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홍보를 전담했던 인물이다. 지역 동종 업계에선 행사 주 운영사가 재하청하는 사례도 드문데다가 같은 행사를 분리 발주해 수의계약을 한 것은 문화재단이 특정인에게 특혜를 준 것이란 뒷말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업체 대표가 2개사를 운영하면서 같은 행사를 다른 형태로 사업을 수주하는 사례도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시가 K씨의 W업체에 홍보물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을 받아 논란이 됐다.

그러나 시 감사관실은 특혜의혹이 제기된지 5개월이 지나도록 문화재단 등에 대한 특정감사를 하지 않아 묵인하고 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후 K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또 다른 업체 M사를 통해 시와 산하기관의 일감을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단은 지난해에만 시로부터 출연금 명목으로 55억8000여만원을 지원 받았다. 문화재단 이사장은 서철모 시장이다.

한 시의원은 "서철모 시장의 측근이 2개사를 운영하면서 시 산하기관인 문화재단과 수상한 거래를 했다"며 "이런 상황을 과연 시민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시의회 차원에서 진상조사에 나설 뜻을 밝혔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C업체의 재하청하는 과정에 문화재단이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계약관계는 알 수 없다"며 "K씨가 밴드 경연대회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 특혜는 없었다"고 했다.

/화성=김기원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