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과함께] 7. 대결
[씬과함께] 7. 대결
  • 여승철
  • 승인 2019.0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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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피 뜨자? 답답한 세상... 현실도피 가자!
▲ 가진 것 하나 없는 취업준비생 '풍호'와 무소불위 절대 갑(甲) '한재희'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미추홀타워 옥상에서 만났다.

 

▲ '다이하드 경찰관' 형 강호와 취업을 포기한 '달관 세대' 동생 풍호가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장소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해돋이공원.

 

▲ 한쪽 눈을 가리고 가면을 쓴 한재희가 태권도 도장 관장과 '현피'로 맞붙은 인천 중구 북성포구 공터.


게임 또는 인터넷서 알게된 사람을

현실에서 만나 싸우는 '현피게임'과
무술 '취권'이 결합된 코믹액션영화

우리사회 절대 甲 기득권 세력 향한
청춘의 통쾌한 한 방 인천서 펼쳐져

가진 것 하나 없는 취준생인 풍호가
형을 폭행한 재희와 결투 벌이는 곳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미추홀타워







세상을 한때 떠들썩하게 했던 신조어 '현피'에 잊혀졌던 무술 '취권'을 더한 액션 영화가 인천 곳곳에서 촬영됐다.

취업준비생이면서 '달관세대'인 주인공 풍호(이주승)가 '다이하드 경찰관'인 형 강호(이정진)의 복수를 위해 겉으로는 말끔하고 능력있는 게임프로그램 개발회사 'J소프트'의 CEO이지만 실상은 가면 뒤에 숨은채 '현피 게임'에 중독된 한재희(오지호)와 한판 승부를 벌이기 위해 '취권'의 고수 황노인(신정근)을 찾아 무술을 연마한 뒤, '복수의 한방'을 터뜨린다.

가진 것 하나 없는 취준생이 돈과 권력 앞에 고개 숙이고 싶지 않은 마음, 폭력과 부조리에 당당하게 맞서고 싶은 마음, 무소불위 절대 권력을 한번이라도 이겨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무엇하나 모자란 것 없는 절대 갑(甲)을 상대로 '대결'을 펼치는 모습은 벼랑 끝으로 몰린 청춘들이 기득권 세력에 대해 통쾌한 '청춘의 철권(鐵拳)'을 날리는 모습에 공감을 자아낸다.


# '현피'

'현피'란 한 때 포털사이트와 언론을 뜨겁게 장식했던 신조어. '현피'는 '현실'의 앞 글자인 '현(現)'과 '상대방을 죽인다'는 뜻의 게임 용어인 'Player Kill'의 앞글자 'P'의 합성어로 게임이나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과 현실에서 직접만나 싸움을 하는 것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학창시절 일진의 경험을 바탕으로 리얼맞짱사이트에서 '당산대형'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최풍호. 오늘도 그는 맞짱에서 이겨 돈버는 재미가 쏠쏠하다.

풍호의 형 강호는 강력반 형사인데 조폭들 여러명과 한판 승부를 벌여 때려잡는 영상이 인터넷으로 퍼지면서 일명 '다이하드 경찰관'으로 방송 뉴스까지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현피'에 나갔던 동남아인이 살해되자 '현피'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강호는 '다이하드 경찰관'과 한판붙고 싶어하는 전화를 받고 나선 '현피의 현장'에서 무자비하게 맞고 목숨이 위태로운 중상을 입은 채 발견된다.

'현피 게임' 참여자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형을 폭행한 자가 한재희라는걸 알게된 풍호는 형의 복수를 하러 한재희 사무실로 쳐들어가지만 옷깃도 스치지 못하고 심각한 내상을 입게된다.



# '취권'

'취권'은 실제 존재하는 중국 권법의 일종으로 같은 이름의 홍콩의 무술 영화 '취권'이 1978년 개봉되면서 성룡이란 코믹액션 배우를 전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성룡이 주도한 '쿵푸 코미디'는 홍콩 무협영화의 전형화된 틀 안에 유머와 코미디를 가미한 새로운 무협영화의 모델을 제시했고 이후 오랫동안 홍콩영화의 독자적이고 고유한 장르로 이름을 떨쳤다.

'현피 게임' 현장에서 잠복중이던 형에게 잡힌 풍호는 벌금형과 함께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한 노인의 집에 왔는데 그 노인은 술이 인생의 전부인 술주정뱅이 노인이다.

그런데 이 주정뱅이 영감님이 바로 '취권의 달인' 황노인이다. 홍콩 무술영화계에 진출해 한창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을 때 홀연히 사라진 전설적인 고수.

풍호는 형의 복수를 위해 황노인에게 취권을 배우기 위해 엄청난 양의 술을 먹고 혹독한 훈련과정을 거친다.

영화의 두 번째 키워드는 바로 '취권'이다. 영화 '취권'에서 보여준 성룡과 소화자 만큼은 아니더라도 황노인과 풍호의 호흡은 잔재미를 준다.

특히 두사람이 만나는 장면에서 영화의 거의 모든 코믹 요소들이 나오는데 '술'과 관련된 장면들과 이웃집 아줌마가 등장하는 신에서는 여지없이 웃음을 선사한다.

'대결'이라는 딱딱한 제목이 자칫 한쪽으로 쏠릴 수가 있는데 두사람의 코믹연기가 균형을 맞추고 있다.



# '대결'

영화 '대결'은 오랜만에 한국 영화에서 만나는 액션 영화이자 주인공 4인4색의 캐릭터가 빛나는 캐릭터 무비이다.

영화 속 인물은 현 대한민국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지금 시대 우리가 만나고 싶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높은 취업난으로 무기력해진 청년들을 대표하는 '풍호'와 돈과 힘에 있어서도 절대권력을 부리며 사람 목숨을 우습게 여기는 갑의 상징 '한재희'의 싸움은 사회에 대한 영화적 은유다.

특히 신체조건이 실제로도 체급이 다른 풍호와 한재희의 처절한 결투 장면은 영화 '대결'의 최고의 하이라이트이다.

'강호'는 과거의 인물이다. 의리와 정의를 중요시하고,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것을 남자답다고 생각했던 지난 시대의 인물이다.

무엇보다 더 강한 돈과 권력과 폭력에 무너질 수밖에 없는 현실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다.

풍호의 무술 사부, 인생 멘토인 취권의 달인 '황노인'은 오래전에 잊혀진 인물이지만 방황하는 청춘들에게는 새롭다.

"거하게 한번 취해봤으니, 이제 너만의 권법으로 살아라"는 황노인의 충고는 진정한 스승으로서 이 시대의 무기력한 청춘의 마음을 울린다.

인터넷에서 만남이 일상적인 요즘 젊은이들에게 이제 '현피'라는 말은 심각한 싸움보다는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한다'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현피 뜨자"는 말의 실례로 사회적 이슈를 갖고 댓글로 논쟁을 벌이던 진중권 교수와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이 끝장토론이라는 형식의 일종의 현피를 떠서 화제가 된 경우도 있다.

답답하고 화나는 일 뿐인 세상을 상대로 당당하게 '현피'를 신청하는 영화 '대결'. 지금 우리 주변의 어딘가에서 '현피 뜨는' 청춘들을 볼 수도 있다.




'대결' 속 명대사


풍호役 이주승

# "세상이 온통 나쁜놈 투성이인데 내가 무슨 갱생을 하냐구."

- '현피'에 나선 풍호가 대대적인 '현피' 수사에 나선 형 강호에게 잡힌 뒤 벌금형과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강호役 이정진

# "갑자기 대여섯 명이 달려들더라구요. 순간 아차 싶었죠. 이러다 죽는거 아닌가. 근데 경찰이 겁먹으면 나쁜 놈들은 누가 잡아요."

- '다이하드 경찰관'으로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탄 강호가 방송 뉴스에 등장해서 조폭과 다투던 상황 설명을 하며.


한재희役 오지호

# "네 형이 빌더라. 살려달라고"

- 경찰인 형 강호를 '현피게임'으로 불러내 무자비하게 폭행한 당사자가 한재희라는 사실을 알게된 풍호가 복수를 하겠다며 찾아오자.


황노인役 신정근

# "너만의 권법으로 살아. 피하지도 겁내지도 말고."

- 한재희와 한판 대결에서 처절한 격투 끝에 승리를 거두고 취권을 배우던 황노인 집을 찾아간 풍호에게 남긴 편지에서.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사진제공=인천영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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