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답보 상태였던 인천 중구 경동율목 주택 재개발 사업을 놓고 주민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재개발 조합은 주거환경이 낙후해 개발이 시급하다고 보는 반면 이 일대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과 공간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경동율목 주택 재개발 조합은 지난해 말 중구에 조합변경인가서를 제출하고 개발 사업을 재개했다고 15일 밝혔다. 조합은 2009년 설립됐으나 경기 불황을 이유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던 중 서울지역 부동산규제 여파로 인천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사업 재개가 가능해졌다. 조합은 경동 40·율목동 10 일대(3만4218㎡)에 공동주택 557세대를 짓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이 같은 사업 계획이 지역 특성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과거 개항의 중심지였던 경동은 근대식 건축물과 한옥 등이 남아 있어 보존 가치가 높다는 이유다. 최근 이 곳에 건물의 옛 흔적을 살린 카페와 음식점 등이 생겨나면서 재조명 받고 있는 만큼 개발보다는 도시재생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경동율목 주택 재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율목동에는 도심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한옥들이 곳곳에 있다"며 "역사 깊은 공간을 무조건 허물고 아파트를 세운다면 이 지역은 흉물로 변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합 측은 지역에 긴 시간 방치된 폐·공가가 즐비해 정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동율목 주택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겉으로 보기 좋은 집들은 몇 안 된다. 실제 대다수는 폐가가 무너질까봐 지붕에 타이어를 얹어두는 실정"이라며 "개발사업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동네"라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