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무장애 커뮤니티 건립' 모색 … '힘겨운 예산 확보' 기다려

장애인을 위한 호텔, 교육실, 회의실, 대강당 등 시설이 있다. 모든 시설에 장애를 배려한 설계가 담겨있다. 일반 시민들도 맘 편히 찾아와 장애인과 교류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능을 갖춘 국내 최초의 '장애인 공간' 건립을 경기도가 추진한다. 오래 전부터 장애인들이 꿈꿔왔던 시설이다. 하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힘겨운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도에 따르면 최근 도는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와 함께 '무장애 커뮤니티 공간(가칭)'을 건립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무장애 커뮤니티 공간이란 도내, 전국 장애인들이 쉴 수 있고 문화·교육 등도 체험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다. 일본 오사카에 있는 '빅아이(BIG-i)'가 대표적인 예다.

2001년 700억여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건립된 빅아이는 호텔·다목적홀·연수실 등으로 구성된 첨단 공간이다. 장애인의 접근성·안정성을 위해 시설 전반에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됐으며, 장애인과 시민이 자유롭게 활동, 교류하는 장소로 유명세를 탔다.

장애인 관련 컨퍼런스, 벤치마킹이 수시로 열릴 정도다. 실제 현장답사를 마친 국내 장애인 단체들은 이곳이 장애인들이 원하는 '꿈과 같은 시설'이라며 극찬했다.

국내 장애인 공간들의 경우 숙박·교육 등 시설이 없거나 비좁은 규모,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 등으로 당장 전국 단위 워크숍 정도도 열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경기도는 약 1만185㎢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53만3000여명의 장애인이 살고 있어 지역 간 이동편의를 보장할 시설이 필요한 상태다.

앞서 3월 도, 도의원, 전문가 등이 참여한 장애인정책 관련 TF(태스크포스)팀은 이에 새로운 장애인 편의공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며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르면 오는 5월부터 회의를 다시 갖고, 올해 안으로 전문연구기관이 수행할 '타당성 검토용역' 관련 예산을 확보한다는 게 TF팀의 큰 그림이다.

최종현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공간으로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의 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교육 욕구해소가 가능하다"며 "장애인-시민 간 교류, 지역 관광도 활성화된다"고 말햇다.

그러나 1000억원 수준의 건립 예산을 확보해야 하고, 정부의 중앙투자심사도 거쳐야 하는 등 난관이 많이 남아있다.

도 관계자는 "각계각층과 노력을 하고 있으나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다"며 "좀 더 많은 논의를 거쳐야 기본방향이 수립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0년 경상남도가 이와 비슷한 내용의 '경남장애인 평생연수원 건립' 사업을 추진했다가 예산 확보 문제 등으로 무산시킨 바 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