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미래전략 토론회서 지적
환황해·남북평화상품 개발 … 대외기관 협력 필요도 강조
▲ 15일 송도국제도시 미추홀타워에서 열린 '크루즈 터미널 개장에 따른 인천 크루즈산업 미래전략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개장이 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천이 크루즈산업을 선점하고 모항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크루즈 내수시장 형성, 환황해 상품 구성, 남북 평화크루즈 운항 등의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시는 15일 오후 미추홀타워 20층에서 '크루즈 터미널 개장에 따른 인천 크루즈 산업 미래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숙영 경기대학교 교수는 '인천 크루즈산업의 발전방향' 주제발표에서 "15만t급 크루즈 한 척이 기항지에 머물면 6억원의 직접 수익이 발생한다. 싱가포르는 연간 335항차에 5000억원의 직접 수익을 거두고 있다"라며 "앞으로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수도권과 북한 남포까지 거대한 도시가 형성될 텐데, 수요가 많이 형성될 것이다. 인천항은 모항으로서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과제가 많다. 아시아 300개 도시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26일 개장하는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에 대해 강 교수는 "주변 정비가 미흡하고 교통망이 부족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중구 차이나타운에서 터미널로 찾아가려 해도 대중교통이 없고, 구글 지도에 지역 정보도 잘 안 나와 택시를 이용하기도 어렵다"라며 "관광객들은 이런 정보가 없으면 불안해 한다"고 짚었다.

강 교수는 "인천은 모항으로의 가능성이 충분하다. 일본과 대만은 연간 크루즈 이용객이 30여만명인데, 우리는 4만명 정도다. 경제 수준이 비슷한데도 차이가 있으니 시장이 커질 수 있다"라며 "부산이 일본과 '서클(순환) 크루즈'를 운영하듯 인천도 중국과 연계해 상품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 남포항을 연결하는 평화크루즈에 대해 "과거 중국에서 이 상품을 출시했다가 완판 했지만 정책 문제로 실행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라며 "북한은 아시아 중 크루즈로 연결이 안 되는 유일한 곳이다. 정치적 변수가 있겠으나 평화 크루즈도 인천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다"라고 지적했다.

김경미 인천대 교수도 발표에 나서 "크루즈 관광객들이 기항지에서 머무는 시간은 하루 정도이다. 이 때문에 배와 관광지가 1시간 이상 떨어져선 안 된다"라며 "인천 송도를 중심으로 터미널, 국제병원, 테마파크, 쇼핑 기능을 갖춘다면 관광객을 인천에 붙잡을 수 있다. 특히 외국인 대상 건강검진 상품은 상당히 매력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강동준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차원에서 인천에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연구위원은 "인천시, 인천관광공사, 인천항만공사, 유관단체 및 학계에서 힘을 모으고 있지만 부족하다"라며 "부산은 해양수산부, 한국관광공사 등 대외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우리도 내부에서만 움직일 게 아니라 외연의 확장이 꼭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