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진행형 … 해결된 것 없어
▲ 김수정 학생의 어머니가 먼저 떠나간 아이를 그리워하며 달력을 어루만지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 김수정 학생의 어머니가 뜨개질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2014년 4월16일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날이다. 전체 탑승자 476명 중 사망 실종자만 304명, 이중 수학여행을 떠난 295명의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컸던 세월호 참사.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우리사회의 회복되지 않은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 특히 안산시는 세월호 참사로 가장 큰 슬픔을 간직한 도시다. 무거운 책임감과 애도의 심정이 이 맘때면 도시 곳곳에 뭍어난다. 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세월호를 기억하고 세월호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조용히 유가족 곁을 지켜온 이들이 있다. 그들은 지금도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5주기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도 세월호는 진행형
세월호 참사 이후 현장에서 유가족 곁을 지켰던 박팔문 안산적십자협회 전 회장은 15일 "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제대로 수습되지 않았다. 하루라도 빨리 유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1~4주기 추모 행사를 지원했다. 현장에서 가족들이 사용하는 담요를 세탁하거나 후원물품과 후원금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5년이 지났지만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나라에서 곧 해결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켰으면 한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세월호 당시 전 국민이 애도의 마음을 보였다. 이 마음이 변하지 않고 해결될 때까지 함께 해줬으면 한다. 국민들이 힘을 합치면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며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세월호 5주기를 맞아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안산자원봉사센터 김건주 사무국장은 "다음 달 13일 '세월호 참사 5주기 1000인 합창'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개인과 단체가 자원해서 만남을 약속하고 있다. 세월호와 관련된 어떤 역할이든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억식'을 준비하는 이석종 세월호참사수습지원단장은 "지난해 영결식을 끝으로 올해는 진행하지 않는다. 이제는 그들을 떠나보내고 기억하자는 의미로 기억식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애도의 심정이 밀려들지만,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한 행동과 약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은 세월호 치유를 위한 첫 단추
4·16기억저장소에서 근무하는 김혜란씨는 "생명을 중시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민주시민 양성을 위한 시민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는 슬로건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4·16을 도와주는 선생님이나, 교수를 초청해 강의가 이뤄진다. 20명 내외의 시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 온전히 기억하고, 기록을 남기고, 남겨진 기록을 역사로 남기고 있다.
김 씨는 "그들을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안산 지역 여러 시민단체들이 함께하는 추모준비위원회 위성태 4·16추모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유가족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흩어져 있는 아이들이 한 곳에 모이는 것"이라면서 "진상규명을 위한 청와대 국민서명과 청원을 진행 중이다. 또 (가칭)4·16생명안전공원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이 안전공원 조성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위 위원장은 "유가족들 곁에서 함께 있어주는 것, 손잡아 주는 것만으로 이들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 국민들께서도 이들과 함께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당부했다.

/정재수 기자·김도희·김채은 인턴기자 jjs388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