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불 안가린 과거방식 탈피
외국인 밀집지는 홍보 중점
무질서 배출지역 환경 사업
개선 안될땐 강력조치 검토

수원시가 쓰레기 감축을 목표로 단속 강화 등 갖가지 방법을 총 동원했던 이른바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이 3차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런 쓰레기 배출 절차의 변화 등으로 주민들의 항의가 있었지만, 쓰레기·온실가스 감축 등 효과 하나는 확실했던 정책이었다.

14일 시에 따르면 현재 시는 쓰레기와 불법 행위를 줄이기 위해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 3단계'를 추진키로 하고 구체적인 방향을 구상 중이다.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은 단어 그대로 시가 쓰레기 관련 불법 행위에 전쟁을 하듯 강력하게 대응하는 정책이다. 발단은 2013년이었다.

당시 수원시 지역은 고질적인 쓰레기 문제를 겪고 있었다.

배출 장소가 아닌데도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는가 하면, 주민들이 종량제 봉투를 쓰지 않고 불법으로 버리는 행위가 잦았다.

특히 지동, 고등동, 매산동 등 구도심을 중심으로 검은 봉투에 담긴 쓰레기와 음식물 등이 마구 뒤섞인 채 심각하게 방치돼 있었다.

이 지역은 감시에서 벗어난 구석진 길이 많은데다 주택별로 여러 세대가 분리돼있다 보니 시가 주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시는 칼을 빼들었다.

분리배출이 이뤄지지 않거나 무단투기된 쓰레기는 아예 수거하지 않았고, 적발된 주민은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응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시행 3개월 간 생활쓰레기 반입량이 전년 대비 700여t이 줄었고 재활용품 반입량은 813t 늘었다.

종량제 봉투 사용률도 30% 가량 확대됐다.

시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1차 계획 기간'이 시행된 2015년에도 비슷한 내용의 일명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 2차전'을 벌였다.

그 결과 2017년까지 3년 동안 시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준 배출량보다 3만3988t 줄었다.

생활 쓰레기 배출량은 예상치 대비 11.2% 감소(43만7588t→38만8681t)했고, 재활용·음식물 자원화 처리량은 50.7% 늘었다.

그러나 시가 최근 쓰레기 발생 현황을 분석하자 지난해 생활쓰레기량이 전년보다 약 6%(9403t) 상승한 반면 재활용은 약 8%(383t) 감소했다.

시는 이에 세 번째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을 시작하기로 했다.

다만 쓰레기 미수거, 적발 강화 등 과거에 쓰였던 방식은 일부 주민들의 항의가 있던 점을 고려해 보류했다.

우선 시는 '시민 거버넌스' 방식으로 외국인 밀집지역 등 쓰레기 배출요령 인식이 부족한 층에게 홍보를 하고,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쪽에 가닥을 잡았다.

배출이 무질서하게 이뤄지는 장소에는 환경조성사업을 실시하거나 주민협의체와 협력해 올바른 배출이 이뤄지도록 유도한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과거처럼 강력한 조치를 할지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시가 설정한 생활 쓰레기 감량 목표는 3만2700t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의 사업으로 이미 충분히 기반이 잡혀있기에 올해는 시가 주체로 추진했던 홍보 등을 시민과 더불어 하는 쪽에 집중할 것"이라며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되는 과거의 방식은 추후를 봐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