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민규 인천공단소방서예방안전과 소방경

관내 취약지역 순찰을 실시했다. 문학산 끝 부분, 연수구 청학동의 가장 깊숙한 골짜기에 자리 잡은 청학요양원에서부터 청량산 아래 호불사 그리고 흥륜사 인근 등산로 주변을 살펴봤다. 야산에는 온통 진달래꽃이 피어있어 등산객을 반기는 듯한 모습이다.
소방서로 복귀하던 중에 도로 주변에 설치된 소화전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같이 작은 소화전만 눈에 띄었다. 평소에 다니던 길을 유심히 바라봤는데 그래도 작은 소화전(소형)만 눈에 보인다. 내가 알고 있는 소화전은 대형 소화전도 있는데 왜 소형 소화전만 있을까. 의문을 품고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소화전 설치 규정을 찾아봤다.

소방법에는 소화전에 65mm를 이용해서 화재를 진압하거나 소방차에 물 보급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소방차고에 있는 소방차량을 살펴봤다. 소화전을 활용해서 소방용수 보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은 65mm밖에 없음을 확인했다. 대형 화재 시 소방용수가 생명인데 다시 한 번 의문을 품게 된다.
그때 어렴풋이 예전에 소형 소화전과 대형 소화전을 비교해서 물 보급능력을 측정했던 결과가 떠올랐다. 대형 소화전에 100mm 직결관을 이용하여 물을 보급할 경우, 소형 소화전에 소방호스를 이용하여 물을 보급할 때보다 최대 60% 가까이 빠르게 물을 보급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었다. 이렇게 대형 소화전이 소형 소화전보다 물 보급을 빠르게 할 수 있음에도 현장에서 사용하기 힘든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밖에 없었다. 이유를 곰곰이 살펴보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게 됐다.

첫째, 소방법에는 소화전에서 물 보급시 65mm를 사용하게 되어 있었다. 즉, 대형 소화전(구경 115mm)을 설치하지 못한다. 둘째, 대형 소화전이 설치되어 있어도 구경 115mm는 소방차와 연결할 장비가 없어 사용하지 못한다. 최근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한 강원도 산불 그리고 공장의 대형 화재에 다량의 소방용수가 필요함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소방에서도 관련법령을 개정해서 대형 소화전 설치와 소방차를 연결하는 장비를 만든다면 보다 원활한 소방용수 보급이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