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항로 통합해 법인 설립
경쟁력 확보·물동량 증가 기대
인천항에서 동남아 항로를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는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컨테이너 사업을 통합하기로 했다. 올해 중순까지 항로를 통합 운영한 뒤, 9~10월 통합법인을 출범시키는 형태다. 이번 통합으로 선사 경쟁력 확보·항로 효율화와 함께 인천항 물동량도 증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장금상선·흥아해운 간 컨테이너 사업 통합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의서에는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 황호선 해양진흥공사 사장이 각각 서명했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오는 10월 통합법인 설립을 마무리하고, 내년 12월 장금상선이 보유한 한~일·한~중 항로까지 통합법인으로 이관할 계획이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국내 인트라아시아(한·중·일·동남아 등 아시아 해운시장) 컨테이너 선사 중 상위권에 올라 있는 중견 선사다. 두 회사가 통합법인을 출범시키면 선복량(운송능력) 9만TEU(1TEU=6m 컨테이너 1개)의 국내 3위·세계 19위의 중형 컨테이너 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현재 선복량 기준 세계 20위권에 포함된 회사는 현대상선·고려해운·SM상선 등 3곳이다.

양 선사의 통합은 인천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장금상선은 NSC·ANX·HPS2·IHP(KH1)·KI2·NTX 등 6개 항로, 흥아해운은 BIH·CHT·HPS2·KCT·KPS 등 5개 항로에서 컨테이너 정기서비스를 운영 중에 있다. 선복량은 총 1만9621TEU 규모에 이른다. 항만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통합으로 보다 효율적인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에 우려됐던 동남아 항로 축소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항만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에서 흥아해운의 영업력이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양 회사가 통합되고 최근 경영이 악화된 흥아해운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는다면 물동량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