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늘며 생기 되찾아 … 외국인 아동 보육료 지원 등 효과

인구감소 등으로 활력을 잃어가던 도시가 다문화 정책하나로 인구 유입 등 지역사회가 다시 생기를 되찾고 있다.

안산시 사례다. 최근 도시쇠퇴와 인구감소로 골치를 앓아온 안산시가 '다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외국인 인구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11일 안산시에 따르면 안산시 인구는 2011년 71만5600명을 기록한 후 2012년 71만5100명, 2013년 71만3700명, 2014년 70만7900명으로 매년 조금씩 감소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는 매년 1만여명씩 시를 빠져나가면서 지난해 말 66만300명으로 인구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시는 지역경제를 이끌어가던 안산시화공단의 노후화와 도시쇠퇴의 악재가 겹치고 있는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에 시가 지난해 7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외국인 아동에게 보육료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외국인 아동 보육료를 지원 사업은 관내 3~5세 외국인 아동에게 월 22만원의 보육료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외국인 지원사업이다. 이 정책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보육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시는 올해부터 대상을 0~5세 아동으로 확대하고, 예산도 38억원으로 늘렸다. 시의 이같은 적극적인 정책은 바로 효과를 보였다.

시는 올 한해 외국인 아동 보육료를 1440명에게 지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소문은 안산을 비롯한 인근도시로 퍼져가면서 4월 현재 1200여명의 외국인이 보육료 지원을 신청했다. 이 속도라면 올해 상반기중 예산을 소진할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이 정책으로 안산시는 가장 걱정하는 인구 '탈출 도시'에서 '유입 도시'로 바뀌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2월 8만500여명이었던 안산시 외국인 인구는 이 정책 시행이후 지난 2월말 현재 8만6500명으로 6000명이나 늘었다. 이같은 외국인 인구 유입으로 도시는 조금씩 다시 생기를 찾고 있다.

우선 외국인과 다문화가족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하는 지원센터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고려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과 상담, 문화행사, 내·외국인 상호 소통 등 11개 사업을 펼치는 고려인지원센터에는 대기자가 줄을 잇고 있다. 2개월 과정으로 3개반을 운영하는 한국어 수업은 연일 대기자가 몰리고, 매일 다문화·외국인 아동 300~400명이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안산시에 사는 러시아 국적 공 옐레나씨가 윤화섭 안산시장에게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두 아이의 어머니인 공씨는 편지에서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게 해줘 감사드린다"며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잘 돌보고, 따뜻한 마음으로 잘 해주신다. 이제 아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영숙 안산고려인문화지원센터 센터장은 "최근 센터가 고려인들과 이주 아동들로 붐비고 있다. 안산시의 교육·보육지원 정책에 끌려 다른 곳에서 일하더라도 거주지는 안산에 두는 외국인이 많아졌다"며 "이들이 안산 지역사회에서 소비하면서 지역사회도 살아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관내 외국인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최근 증가세는 이례적으로 높다"며 "앞으로도 외국인 아동 보육료 지원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