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고등학생 아들을 떠나보낸 한 가정의 사연을 다룬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설경구와 전도연, 두 주연배우의 이름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지만 이 영화의 개봉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시는 소중한 가족을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지 않겠다’. 굳은 다짐이, 5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의 마음에서 점차 옆어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군걱정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세월호 생존자 설수빈 양은 이제 어엿한 23살 어른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는 그날의 기억 탓에 어른이 되어서도 한동안 방안에 갇혀 지내야 했다고 말합니다. 
그 일을 겪은 대다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어렵사리 세상에 나와 던진 한 마디. “꼭 그날만은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는 것입니다.

▲일부는 이제 세월호 이야기가 불편하다고 말합니다.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느냐’고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해마다 4월 16일을 기억하고 그때의 아픔을 떠올리는 것은, 아직은 성숙하지 못한 우리의 안전의식 때문은 아닐까요.

▲135명의 인명피해와 8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2017년 포항 지진이 무리한 발전실험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고, 지난주 발생한 강원도 산불은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8월 인천에서는 세일전자 화재사고로 9명이 목숨을 잃었고, 지난해 경기도에서는 9천600여 건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내 이웃, 내 가족일 수 있는 소중한 생명이 누군가의 부주의로 스러져가고, 국가적 재난에 책임을 다하지 못한 대통령은 불명예 퇴진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은 끊임없이 제 2, 제3의 세월호 참사를 낳고 있습니다.

▲정부는 2015년부터 매년 두 달씩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인재로부터 지키자며 사회 전반의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생활속 위험요소를 진단하는 활동입니다. 올해 국가안전대진단은 오는 19일까지 진행됩니다.
국가안전대진단을 통해 우리 사회가 경각심을 갖길 바랍니다. 인재로 인한 대형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소망합니다. 매년 이맘 때가 되면 마음 한구석이 헛헛해지는 우리 모두의 넋두리였습니다.

인천일보 TV 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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