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한진그룹 향방 관심
건실한 대한항공 주가 강세
KCGI 경영권 다툼 가능성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별세하면서 대한항공을 비롯한 그룹의 향방에 경제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한진칼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로 짜여 있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상속세를 내고 조 회장의 지분을 온전히 상속받을 경우 지배구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한진해운 사태와는 달리 대한항공이 건실한 경영을 이어가고 있어 그룹 전체가 경영난으로 흔들릴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하늘길' 계속될 듯 … 경영 원만

대한항공은 한진그룹의 중심이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대한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3만9000원이다.
과거 제시했던 주가 4만4000원에 비해 낮아진 금액이지만, 8일 주식시장 마감 주가 3만2500원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1분기 영업이익이 165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나 투자의견은 매수 유지"라고 밝혔다.
과거 한진 계열사 중 한진해운이 고 조중훈 회장 별세 후 경영권이 분리됐다가 결국 파산에 이른 사례가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사례와 달리 현재 경영이 건실한데다,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독보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어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핵심은 '한진칼' … 상속여부 관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지배구조의 핵심에 위치해 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며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우선주를 제외한 한진칼 지분 17.84%를 보유하고 있다. 조원태 사장은 2.34%, 조현아·조현민씨는 각각 2.31%·2.30%를 가지고 있다. 이밖에 정석인하학원 지분 2.14%를 합하면 26.93% 정도에 이른다.
문제는 앞으로도 한진칼 지배구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에 있다.

장남 상속 원칙에 따라 조 사장이 그룹 회장으로 나서고 조 회장 자녀 사이에 상속에 대한 이견이 없다 해도, 조 회장의 지분을 이어 받으려면 상당한 금액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조 회장의 재산은 주식과 부동산을 합해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속세를 따지면 2500억~3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따라 지분을 상속하고, 기타 재산을 매각해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나눠 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강성부 펀드(KCGI)와의 경영권 다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CGI는 한진칼 지분 13.47%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KCGI는 그동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주식 가치를 높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김기성·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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