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민 면담 요청 거절 회신
"시장 직인도 없는 모욕적 문서"
대책위 항의 … 시 공개사과 요구
시 "실수" … 뒤늦게 수정 해프닝
화성시가 서신면 제부도 주민의 시장면담 요청을 거절하는 회신 문서에 서철모 시장의 직인 등도 없는 공문서를 발송해 말썽이다.

시가 연륙교(교량) 건설을 요구하는 제부도 주민의 시장 면담 요청 거부에 이어 엉터리 문서를 발송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가 됐다.

8일 화성시와 제부도 바닷길 통행 개선추진 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대책위는 지난달 6일 제부도 연륙교 설치와 관련 서철모 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민원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시는 같은 달 26일 최광수 대책위원장 앞으로 진정민원 회신문서를 등기로 보냈다.

회신은 "제부도 바닷길 신설 및 확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해역이용 협의 및 환경영향 평가 등 장기간이 소요됨에 따라 조기에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음을 알려 드리며, 현재 우리 시는 제부도 관련 정책에 변화가 없음을 안내 드립니다"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시가 보낸 회신 문서에는 담당 공무원 이름과 결재 날짜, 화성시장의 직인, 문서번호 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가 말 그대로 엉터리 공문서를 주민에게 보낸 셈이다.

시는 뒤늦게 지난 3일 제대로 형식을 갖춘 민원 회신 문서를 다시 발송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뿔난 대책위 관계자들은 8일 오전 시청 시장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하며 항의했다. 이 관계자들은 이날 서 시장과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빠른 시일내 제부도 주민 단체로 시청을 항의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 관계자는 "시가 제부도 주민을 얼마나 무시하면 시장 직인도 없는 엉터리 문서를 발송하냐"며 "서철모 시장의 무능과 공무원의 공직기강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며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 2월 서철모 시장의 서신면 시민과 대화 시간에 생활불편을 이유로 연륙교 설치를 건의했다. 이에 대해 서 시장은 "다리를 건설해달라면 지금의 관광지 개발 계획을 취소하고, 그 예산을 모두 인근 백미리로 돌리겠다"고 말해 제부도 주민의 반발을 샀다.

이후 주민들은 지난 3월에는 제부도 바닷길 통해(연륙교 설치)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의 글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현재 제부도 주민 350세대가 바닷물이 들어오는 시간에 통행할 수 없어 하루 8시간을 고립된채 생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회신과정에서 실수로 결재가 완료된 시행문을 보내야 하는데 본문을 보냈다"며 "이로 인해 마음을 상한 민원인에게 사과 드린다"고 했다.

/화성=김기원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