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지난 4일 제334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경기도시공사가 제출한 안양 연현 공공주택지구 신규 투자사업추진안을 의결했다. 이 사업은 도시공사가 1800여억원을 들여 아스콘 공장 부지 11만7000㎡에 1187세대의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로써 아스콘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10여 년째 극심한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연현마을 주민들의 오랜 숙원도 끝을 보게 됐다.
당초 이곳은 아스콘 공장이 있던 자리로 이곳에서 배출되는 환경오염물질로 인해 오랫동안 주민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특히 지난해 이 공장에서 무허가 배출시설을 설치, 운영하다 적발된데 이어 배출물질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조민피렌 등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민들을 크게 자극했다. 주민들은 이때부터 자녀 등교거부 투쟁과 함께 촛불집회를 여는 등 격렬하게 맞서왔다. 경기도는 결국 지난해 11월 이 공장에 대해 사용중지명령을 처분했다.

취임과 동시에 이 사건과 맞닥뜨려야 했던 이재명 지사는 취임 후 사흘 만에 이곳 현장을 방문해 주민과 업체, 경기도와 안양시로 구성된 4자 협의체 구성을 전격 제안했고, 협의체가 공영개발사업을 해법으로 제시하면서 실타래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공장이 대체 부지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시 4자 협의체가 삐걱거리는 등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해법은 공영개발에서 나왔다.

이번 연현마을 사건과 그 해결의 전 과정은 민주주의와 주민운동, 협치 등 여러 측면서 큰 성과를 남겼다. 주민과 업체, 안양시와 경기도, 4자 협의체 중 누구 하나라도 손해를 보거나 패한 사람은 없다. 온갖 시련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나서 해결해 간 주민들은 누구보다도 가장 큰 승자다. 주민의 고통에 기민하게 대응해 주도적으로 해법을 모색한 안양시와 경기도의 대응 또한 훌륭했다.
현장에 직접 나가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는 등 자신의 민생 공약 1호를 완성한 이재명 지사의 역할도 인정받아 마땅하다. 이 모든 과정이 우리가 도달하고 싶은 민주주의에 훌륭하게 부합했다. 민주주의의 큰 교훈으로 되새겨 볼만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