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관심 밖 … 오피스텔도 부담
루원시티 개발 사업 토지이용계획도 /제공=인천시
루원시티 개발 사업 토지이용계획도 /제공=인천시

부지 매각의 5부 능선을 넘은 인천 서구 루원시티 개발 사업이 '중심상업용지 매각'이란 마지막 고비와 마주했다.

축구장 11개 면적의 중심상업용지는 사업성과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핵심 부지이지만 당장 눈독을 들일만한 대형 유통사들의 관심이 루원시티 밖에 쏠려 있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루원시티 개발 시행사인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루원시티 내 49만8521㎡ 규모의 매각 대상 토지 중 '54%'가 매각됐다. 대부분 주상복합·공공주택용지와 주차장 부지다.

이제 남은 땅은 상업용지다. 기존 상인들에게 분양 우선권을 부여하는 생활대책용지를 포함한 일반상업용지 규모는 5만5892㎡ 규모다.

특히 시와 LH가 매각에 사활을 거는 부지는 4개 필지로 분할된 중심상업용지로 전체 규모가 8만550㎡에 이른다. LH가 올 하반기 중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우선 중심상업용지는 루원시티 한가운데에 자리한 앵커 부지다. 바로 밑에는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역이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부지 규모가 워낙 커 '초대형 복합상업시설'에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유통업계 쌍두마차인 신세계와 롯데가 이미 다른 곳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 루원시티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롯데는 남동구 구월동에 롯데타운을, 송도국제도시에 롯데몰을 조성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루원시티와 인접한 청라국제도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필드를 건립한다.

여기에 유통업계가 경영난으로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사업장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도 부지 매각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오피스텔 건립용으로 땅을 내놓는 것도 부담이 크다.

건물 연면적의 20% 이상을 상업시설로 채우면 상업용지에서도 오피스텔을 지을 순 있다. 그러나 이미 루원시티를 비롯한 서구 전역의 오피스텔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추가 개발을 허락할 명분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 안팎에선 매각이 쉽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중심상업용지가 루원시티 개발 사업의 가장 큰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사업은 대규모 손실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시와 LH는 하루빨리 부지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시 관계자는 "중심상업용지는 개발 초기부터 앵커 부지로 계획했으며 이곳에 어떤 시설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전체 사업 부지 가치가 오르거나 내려갈 수 있다"며 "LH가 구체적인 매각 계획을 세우면 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 처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루원시티 개발 사업은 시와 LH가 절반씩 사업비를 부담해 서구 가정오거리 일대 93만㎡를 복합도시로 조성하는 도시재생 사업이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