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아래 사는 사람들] 4. 속도내는 지원법 … 보상금 마련 숙제로
[전투기 아래 사는 사람들] 4. 속도내는 지원법 … 보상금 마련 숙제로
  • 김현우
  • 승인 201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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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 승소 해야만 지급

참여안하면 보상 못받아


비용 탓 법안 번번이 무산

정부 '법 제정 노력' 희망


전투기 소음피해를 받는 수원시와 화성시 주민들을 위한 국가차원의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정부가 군공항 주변지역을 지원할 수 있는 법 제정에 속도를 내면서다. 법이 제정되면 국가가 군공항을 운용한 이후 처음으로 주민들의 피해를 인정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가 감당해야 할 막대한 보상액, 지원액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 전투기 소음 관련법 왜 필요한가

4일 한국국방연구원이 작성한 연구보고서와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 전투기 소음피해 보상은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주민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법원은 2010년 소송을 제기한 군공항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처음으로 승소 판결을 했고, 당시 판례가 현재까지 '전투기 소음피해 손해배상기준'으로 인용됐다.

80~89웨클(WECPNL·항공기 소음 단위)의 경우 월 3만원, 90~94웨클 월 4만5000원, 95웨클 이상 월 6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피해 배상금액 이외에 소송을 맡은 변호사, 법무법인이 수임료·지연손해금 명목으로 챙겨가는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지역에서 소송을 전담하는 변호사는 통상 15% 수준의 수임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판결이 이뤄진 손해배상액(1478억여원)을 감안하면, 수임료만 100억원 이상이 주민 아닌 딴 곳으로 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여러 사정으로 소송을 제기 못한 주민의 경우 배상금 자체를 못 받고 있다. 보상 말고 시설개선 등 근본적인 대책도 정부 차원에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시민, 정치인 등 각계각층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전투기 소음과 관련된 근거를 담은 법이 있으면 소송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주민들이 보상금을 오롯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최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가칭) 초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법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전투기 소음영향 지역을 웨클(WECPNL·항공기 소음 단위) 수치마다 구분, 각종 대책과 지원 방안을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민간공항 항공기 소음에 관한 대책을 위해 1993년 제정된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도 이 같은 내용이다.

# 결국 '재정 마련'이 문제

그러나 법을 제정하려고 해도 예산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민간공항 피해 지역의 경우 투입 예산 중 일부를 항공사가 부담하지만, 군공항 피해 지역은 100% 국가재정으로 감당해야 한다.

실제 과거 법이 마련되는 과정에서도 천문학적인 돈이 걸림돌로 작용됐다. 지난 17대 국회부터 전투기 소음과 관련된 법률안이 10여개 발의된 바 있지만, 전부 예산 문제로 무산됐거나 계류 중이다.

예로 지난해 원유철(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법은 소음대책사업, 주민지원사업, 이전보상 등을 시행(5년 단위)하는데 13조2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모될 것으로 추계됐다.

비슷한 내용으로 김동철(바른미래당) 의원이 발의한 법은 5년 단위 12조4000억원, 유승민(바른미래당) 의원의 법은 6조9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남석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자원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관련 연구보고서를 통해 "소음피해지역 주민의 고통을 감안할 때 법이 조속히 제정될 필요가 있다"며 "사업비용의 증가나 주민 안전, 건강을 위해 소음 발생지역 내 공공시설 신축을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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