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후공

최근 수도권 전 지역에서 기피하는 쓰레기매립지를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에 조성한다는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다. 주민 반발이 가장 적을 것 같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그동안 정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영종도와 용유도 갯벌을 막아 인천국제공항을 조성했고, 주민들은 자기 집을 가는데도 비싼 통행료를 내는 불편을 겪었다.

20년 동안 영종 주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권리인 이동권을 빼앗기고 살아야 했다. 서울방향 통행로는 만든 반면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진출입로는 만들지도 않았다. 공사로 인한 소음과 미세먼지를 다 참고 견뎠더니 이제 주민들을 바보 취급하고 있다. 영종 주민들이 정말 이 나라의 국민인지, 인천시민인지 분노가 치민다. 아무리 영종 주민들이 우습더라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는 것이다.

쓰레기매립지가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에 들어오는 계획을 반대하는 것은 단순히 혐오시설이라는 이유 때문 만은 아니다. 이곳은 갯벌을 매립한 장소다. 육지에 쓰레기를 매립하는 것과 다르게 갯벌에 쓰레기를 매립하게 되면 아무리 지반을 다져도 각종 독성물질이 바다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
쓰레기가 묻힐 때마다 침출수들이 흘러들어 일대 바다가 오염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동북아 최고의 허브공항이라는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이용객들이 제일 먼저 마주치게 될 것은 시커먼 바다와 코를 찌르는 악취일 것이다. 또 쓰레기를 실은 대형 트럭들이 매립장을 향해 줄을 지어 달리는 어이없는 풍경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이런 도시에 어떤 관광객이 두 번 다시 들어오고 싶을까. 지금도 각종 공사로 갯벌 오염이 심각해, 지난해에는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의 알이 단 한 개도 부화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외적으로는 세계 5대 갯벌이라며 생태계의 보고라고 내세우지만 해양생태계를 완전히 멸종시키는 논의가 인천시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해양오염도 오염이지만 제2준설토 투기장이 쓰레기매립지가 되는 순간,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상드림아일랜드와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사업 등 영종도 북단에 예정되어 있던 모든 개발사업은 당장 중단될 것이다.
이것이 인천시가 정녕 원하는 일인지 묻고 싶다.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을 포기하려는 것인 지 알고 싶다. 정부와 인천시가 외면하더라도 주민들의 대변자로서 그리고 영종 주민의 한사람으로서 결코 이 지역을 포기할 수 없다. 우리가 태어나서 자랐고 앞으로도 살아야 하며 자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땅이기 때문이다.
영종 주민들과 함께 매립지 대체부지 선정 계획을 철회시킬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끝까지 싸우고 싶다. 이 사안은 영종의 미래뿐 아니라 인천시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